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불러올 변화
직무능력 키우기에 초점 NCS 2017년까지 적용올 100개 공기업에 도입 기존 취업준비생은 혼란
'스펙 중심'의 한국 사회가 '능력 중심' 사회로 변모할 것인가.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NCS는 특성화고와 대학 등 교육기관의 교육훈련과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의 채용시스템이 산업 현장에 필요한 능력 중심(지식·기술·태도 등)으로 바뀌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이를 표준화한 NCS를 만들어 2017년까지 교육기관 교육훈련과 공공기관 채용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 산업의 기반이 되는 '학교교육'과 '고용방식'의 전환점을 맞게 된 셈이다.
우리나라의 고용·취업시스템이 지나치게 학교 중심의 스펙으로 돼있어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청년들에게도 희망을 주지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 올해부터 100개 공기업은 NCS를 기반으로 채용을 할 계획이다. 채용 방식이 바뀌면서 공기업 채용을 준비하던 구직자들 사이에 혼란도 일고 있다. 교육 현장 역시 이른 도입시기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시행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오는 2016년까지 특성화고 465개교, 2017년까지 100개 전문대의 교과과정 및 모든 훈련기관에 NCS가 적용된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펙과 학벌 중심의 사회가 변하지 않으면 청년들에게 희망은 없다"며 "NCS 기반의 교육과정을 통해 직업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발된 NCS는 교육기관에서 산업 현장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된다.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일·학습병행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NCS가 도입된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일·학습병행제는 '선 취업, 후 진학'이다. 즉, 산업 현장에서 현장실무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이론교육을 병행하며 직무능력을 키우는 시스템이다.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식 교육'을 한국형으로 벤치마킹한 것이다. 기존 우리 교육체계인 '선 교육, 후 취업'과는 정면으로 대비된다. 현재 우리 교육체계는 고등학교 2~3년 교육과정을 거쳐 산업 현장에 취직하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체계다.
채용방식도 공공기관이 선도해 직무능력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전환된다. 공무원은 올해 민간경력 경쟁채용 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은 올해 100개를 시작으로 2017년에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한다.
채용에 필요한 기술과 직무능력을 미리 알려주며, 지원서에는 자신이 공부했던 내용과 기술을 적시하고 이를 토대로 면접을 실시하되 면접 역시 직무와 관련해서 실시한 뒤 채용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 중인 구직자들은 영어 성적이나 불필요한 스펙보다 취업하려는 직종이나 직무에 맞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난해 직무능력 중심 채용모델 우수사례로 선정된 대한지적공사의 경우 직무 중심의 입사지원서를 도입하고 필기시험으로 직무인성검사, 직무능력검사를 실시했다. 직무능력검사의 경우 기술·사무·고졸직으로 구분해 별도로 작성토록 했다.
면접 역시 역량면접과 임원면접으로 구분해 직무역량 중심의 평가를 실시했다. 직무역량과 함께 인재상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 및 평가항목으로 구성된 경험면접과 상황면접도 도입했다.
당장 채용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구직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구직자들은 기존에 공부하던 것들을 모두 중단하고 새로 준비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다.
도입 시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당장 2016년까지 모든 특성화고에 적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교육과정 개정고시는 오는 9월에 있을 예정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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