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능력 큰 차이 없어" 증권사 평균 高스펙 직원 2012년 5명 → 작년 3.9명
석·박사, 공인회계사(CPA), 공인재무분석사(CFA) 등 명품 스펙자들이 증권가에서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 주관사별 기업공개(IPO) 인력현황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석·박사, CPA, CFA 등의 고스펙자 인원을 매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증권은 지난 2011년 IPO부서에 석·박사 17명, CPA 자격증 소유자 8명 등 모두 25명의 고스펙자가 근무했다. 그러나 지난해 고스펙자는 CPA 자격증 소유자 단 1명으로 3년 사이 24명이 부서를 옮기거나 직장을 그만뒀다.
삼성증권도 2011년 석·박사 8명, CPA 및 기타 자격증 보유자 4명 등 12명의 고스펙자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3년 5명으로 절반 넘게 축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2년 13명의 고스펙자들을 지난해 7명으로 줄였고, 한화투자증권도 2013년 10명이었던 고스펙자 인원이 지난해 3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아울러 대신증권이 7명→5명, 교보증권이 9명→5명, NH투자증권이 13명→11명, 현대증권이 7명→5명 등 대부분 증권사가 고스펙 인원을 줄였다.
특히 이트레이드증권은 2011년 4명의 고스펙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3년 이들을 모두 내보내 현재 이 회사 IPO부서에 근무 중인 석·박사, CPA·CFA 자격증 소유자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SK증권과 리딩투자증권, 맥쿼리증권 등도 고스펙자가 없었다.
이처럼 고스펙자를 축소하고 있는 흐름에서 KDB대우증권은 반대로 영입에 나서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2012년 고스펙자들이 3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명으로 대거 늘려 부서 역량과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 기간 5명에서 12명으로 전문자격증 보유자를 늘렸다.
지난해 증권사의 석·박사, CPA·CFA 자격증 보유 등 고스펙자들은 모두 143명으로 2012년 136명보다 7명 증가했다.
다만 이는 최근 고스펙자 영입 현황을 밝힌 증권사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012년에는 27개 증권사가 고스펙자 현황을 공시했지만 지난해는 이보다 10사 늘어난 37사가 공시했다.
따라서 전체인원이 늘긴 했으나 증권사별로 보면 한 증권사당 5.0명에서 3.9명으로 줄어든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들은 고학력 및 업계 관련 자격증 소유자를 대거 영입했지만 고스펙자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직원들과 업무 능력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며 "기왕이면 싼 연봉에 같은 업무를 맡길 수 있는 인원을 뽑는 게 비용절감 차원에서 회사에 이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이같은 이유로 증권사들이 고스펙자를 많이 채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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