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4.29 격전지를 가다]野 텃밭 '성남 중원', 與 초반 우세 속 野 맹추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05 14:36

수정 2015.04.05 14:36

4·29 재보선 지역인 경기 성남 중원은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의 출마로 초반부터 선거 열기가 뜨거운 서울 관악을이나 광주 서구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뚜렷한 3파전의 경쟁 구도가 흐르고 있다. 경기 성남 중원은 '경기도의 광주광역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성향이 강하지만 이번 선거는 여당에서도 해볼 만 하다는 기대감이 만연해있다.

초반 판세는 야권 후보가 난립하면서 지역에서 40년가량 거주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야권 지지자들이 결집할 가능성이 높아 선거전이 막판으로 흐를수록 야권 후보들의 맹추격으로 어느 지역보다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투표율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새누리당 신 후보 측 관계자는 5일 판세를 '박빙열세'라고 진단하면서도 지난 총선과 달리 야권이 분열하면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실제 성남 중원 주민들도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선 신 후보의 득표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야권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을 것이란 유권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단대오거리역 인근에서 유음료를 판매하는 40대 여성 이모씨는 "지역에서 야당이 강세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도 그럴지 모르겠다"면서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는 일도 있었으니까 야당에 또 표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후보가 지난 17·18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경험과 인지도를 앞세워 바닥 민심부터 공략하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우는 전략도 표심 확보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호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성희씨(43)는 "신 후보는 오래전부터 봐왔던 사람이고 시장도 종종 찾아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면서 "야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아직 이름도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 측은 초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선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린다면 막판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에서다.

이에 지난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비공개로 지역 상인들을 방문해 정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고,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이날 성남 중원 실내체육관 인근을 정 후보와 돌며 지지유세를 펼쳤다.

성호시장 인근에 근무하고 있는 백모씨(41)는 "50대 장년층에선 예전에 비해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다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도 "주위를 보면 현재 정부 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진 친구들도 적지 않아 야당 지 지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 운전기사 정모씨(53)도 "신 후보가 지역에서 오래 일했지만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에 남는 게 없다"면서 "새로운 인물이 나와 주기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라고 전했다.

전통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정 후보가 신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으로 판세가 짜이면 직전 지역구 의원이었던 무소속 김미희 후보의 선거 완주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결정으로 치러지는 다른 보궐선거 지역에 비해 공단이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성남 중원에서 김 후보의 지지도가 비교적 높게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여론이 이미 옛 통합진보당에 대해선 싸늘하게 식어 있다는 점이 김 후보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역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 주민은 "지난번 정당 해산 사태 때 서명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무반응이었다"면서 "지난 선거처럼 야권 연대를 하겠다고 하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선거 막판 공식적인 연대가 아닌 어느 한 쪽이 후보직을 사퇴하는 방식으로 야당 후보가 단일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 측에선 중도 사퇴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투표율도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남 중원은 주요 선거에서 평균 투표율보다 항상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데다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각 후보 캠프에선 저조한 투표율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전국 평균 투표율은 54.2%였지만 성남 중원은 48.5%를 기록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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