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원 가기 싫은 초등생의 잔혹 동시 "엄마 살코기로 만들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05 13:03

수정 2016.03.10 18:13

우리 사회의 지나친 사교육이 문제일까. 한 초등학생이 학원에 가기 싫을 때의 마음을 표현해 낸 동시가 폭력성 논란에 휩싸였다.

4일 한 매체는 지난 3월 30일 발간된 동시집 '솔로강아지' 중 일부 작품 내용과 삽화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집 '솔로강아지'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양의 작품을 담은 동시집으로 논란이 된 작품은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제목의 동시다.

시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라며 '엄마를 씹어 먹어 삻아 먹어 구워 먹어.. 머리채를 쥐어뜯어 살코기로 만들어 떠먹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과 한 여자아이가 입가에 피를 묻히고 심장을 먹고 있는 삽화까지 더해져 있다.


이를 본 학부모와 교사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이 책의 주 독자층은 초등학생들이다. 동시는 어린 아이가 썼다고 하지만 삽화는 어른이 그린 것인데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판사는 어린 작가의 의도를 존중하고 예술로서 발표의 장이 확보돼야 한다는 생각해 가감 없이 실었다는 설명이다.

출판사 측은 이 매체에 " 성인 동시작가가 어린이를 위해 썼다면 출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 어린이가 자기의 이야기를 쓴 책이기 때문에 가감 없이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간 전 이 시에 대해 ‘독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지만 작가인 이양이 이를 매우 섭섭하게 생각했다”며 “시집에 실린 모든 작품에 조금도 수정을 가하지 않았고, 여기에 실린 시들은 섬뜩하지만 예술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삽화에 대해서도 “글이 작가의 고유한 영역인 만큼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자기의 영역이 있다고 판단해 존중했다.
책이 작가를 떠나면 독자의 몫이고, 독자들이 비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을 보고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발견하고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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