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흥순 작가(46)의 은사자상 수상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95년 처음 시작한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축제로 홀수 연도에는 미술전이, 짝수 연도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또 미술전은 예술총감독 주재 아래 열리는 국제전(본전시)과 각각의 나라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국가관 전시로 나뉜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쿠이 엔위저(51)가 총감독을 맡은 국제전은 올해의 주제를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로 정해 세계 53개국 136명의 작가를 초청했다.
또 모두 89개 나라가 참여한 국가관 전시에는 1969년생 동갑내기인 문경원·전준호 작가(46)가 새 작품을 내놨다. 한국관 전시 기획을 맡은 이숙경 커미셔너와 호흡을 맞춘 두 작가는 유리벽과 곡선형 구조로 이뤄진 한국관 건물을 십분 활용한 10분30초짜리 영상작품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을 통해 예술가의 역할과 각성을 반추했다.
한 편의 SF영화를 방불케 한 이 작품에선 영화배우 임수정이 세계가 멸망한 이후 살아남은 마지막 인류를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 내부에서만 작품을 볼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건물 외벽에 고화질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하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실험적 미학을 현실화한 점도 현지 관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2일까지 계속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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