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회사·신용카드사 등 국내 주요 대형 금융회사 10곳 중 7곳은 고객의 민원 내용과 처리결과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12개사), 카드사(7개사), 증권사(10개사), 보험사(20개사) 등 총 49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홈페이지 내 민원접수 건수 및 처리 결과에 대한 공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약 30%(15곳)만 관련 내용을 게시했다. 또 민원업무 관련 공시를 하더라도 확인 절차 등이 복잡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 민원발생평가 등급만 공개한 곳, 민원공시를 보기위해 별도 로그인이나 개인정보동의 절차가 필요한 곳, '민원 공시' 등 별도 설명 없이 기업 현황 파일에 함께 공개한 경우는 미공시로 분류했다.
컨슈머리서치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2년 11월 부터 민원접수 건수와 처리결과, 진행사항 등을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공시하도록 권고했으나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원 공시에 가장 소극적인 업종은 소비자 분쟁이 많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업계였다. 각각 업계 상위 10곳씩, 총 20곳이 모두 민원 건수와 처리 결과 등을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
총 7개 신용카드사의 경우 KB국민카드만 민원 건수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5번의 클릭이 필요해 절차가 복잡했다.
은행의 경우 12곳 중 4곳(KB국민, 하나, 수협, 부산)만 민원접수 건수 및 처리내역을 공개했다.
반면 증권업계의 경우 민원처리 공시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증권업계 상위 10여개 기업은 모두 민원 정보를 공시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민원내용과 처리 결과는 소비자가 금융사의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지만 금융사가 민감한 내용의 공개를 미루고 있다"며 "정보 공개가 투명해질 때까지 금감원의 보다 강력한 독려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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