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피부에 붙이는 디스플레이' 눈 앞…웨어러블 기기 시장 판도 변화 예고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14 18:00

수정 2015.05.14 18:00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피부에 붙일 수 있는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를 개발했다. 실제 사람 손목에 부착한 QLED로, 생활방수까지 가능하다.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피부에 붙일 수 있는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를 개발했다. 실제 사람 손목에 부착한 QLED로, 생활방수까지 가능하다.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피부에 붙일 수 있는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를 개발했다. 최근 스마트시계나 운동밴드 같은 '착용형(웨어러블·Wearable) 기기'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얇고 자유롭게 휘어졌다 복원되는 고해상도 소자가 나온 것이다. 특히 이 초박막 필름 소자는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되기 때문에 상용화 될 경우, SF영화 속에 등장한 '사람 손목 위의 디스플레이'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피부에 붙이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나노입자연구단 연구팀은 사람 머리카락의 약 40분의 1(2.6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QLED 소자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QLED는 유기물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비해 진화된 차세대 발광소자로 크기와 전압에 따라 별도 장치가 없어도 자체적으로 빛을 낸다. OLED에 비해 장점이 많아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앞 다퉈 개발 중이다.

또 이번에 개발된 QLED의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 2460ppi다. 이는 현재 OLED나 액정화면(LCD)을 사용한 최신 스마트폰(갤럭시S6, 577ppi·아이폰6, 326ppi)의 4~7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고화질 텔레비전(High Definition Television·HD TV) 보다는 42배나 높다.

현택환 나노입자연구단장(서울대 화학과 중견석좌교수)은 "기존에 연구된 웨어러블 LED들은 너무 두꺼워 휘어지기 어렵고 저전압에서 성능도 좋지 않았다"며 "이번에 개발된 QLED는 매우 얇아 파스나 스티커처럼 피부에 붙일 수 있고 낮은 전압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확실히 앞선 기술인만큼, 앞으로 생산공정만 개발된면 5년 이내 양산이 가능해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올 초 국내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또 과학기술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4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고효율 열전소재 등 기술 개발 한창

현재 세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약 420억달러(45조9480억원)이며, 웨어러블 시장 규모도 현재 약102억달러(11조1588억원)에서 매년 40% 이상씩 급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 추산이다.

이 추세에 맞춰 현택환 교수팀을 비롯한 국내 많은 연구진들이 웨어러블 기기 소재는 물론 짧은 배터리 수명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충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은 최근 금속공학을 통해 새로운 '열전(熱電) 소재'를 개발했다. 열전 소재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기존 소재보다 열전 성능을 2배 가까이 높였다. 고효율 열전소재가 상용화되면 사람의 체온을 전기로 바꿔서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연구단의 김성웅 연구위원은 "산업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금속공학적 소결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고 효율의 에너지 변환 열전소자를 구현했다"며 "상용화가 가능한 소재 성능을 100으로 볼 때 미국, 일본 등에서 개발한 소재는 40정도인데 우리는 이번에 70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조병진 교수 연구팀도 올 초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 발전 소자'를 개발했다. 유네스코가 뽑은 '세계 10대 정보통신(IT) 혁신기술'에 포함된 이 기술은 열전소자를 유리섬유 위에 부착해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가로, 세로 각 10cm의 밴드로 만들어 팔에 부착하면 외부 기온이 영상 20도일 때, 약 40mW(밀리와트, 1000분의 1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즉 입고만 있어도 전기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조 교수는 지난해 9월 벤처기업 '태그웨이'를 공동창업해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상용화를 모색하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