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알텍은 광통신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히든챔피언'으로 통한다. 대부분의 광통신 모듈 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리기보다 단가 경쟁에 치중해있던 때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몰두한 결과다.
에이알텍은 세계 최초로 2013년에는 40Gbps 80㎞ 차세대 초소형 통신모듈(CFP) 제품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100Gbps 40㎞ CFP 및 100Gbps 80㎞ CFP 제품의 개발과 양산에 성공했다. 특히 100Gbps 80㎞ CFP는 80㎞ 떨어진 이동통신 중계국까지 하나의 모듈로 초당 100Gb를 전송할 수 있는 제품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40㎞ CFP 제품이 80㎞ 떨어진 중계국과 연결을 위해 2개의 제품을 사용해야한다면 이를 하나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초당 전송 데이터 역시 기존 제품보다 10배까지 높였다.
■中 '통신 공룡'도 반한 기술
에이알텍은 글로벌 통신공룡들이 주목하는 기업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관심이 높다. 세계최초로 80㎞의 거리를 최소 전력으로 광전송하는데 성공한 에이알텍은 세계 1, 2위 통신사로 꼽히는 중국 ZTE와 화웨이의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중국은 넓은 영토 때문에 기존 중저가 광통신 모듈을 사용할 경우 중계국을 촘촘히 세워야 하지만 에이알텍의 제품을 사용할 경우 이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 기업들이 에이알텍을 파트너로 선정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수많은 데이터가 오가는 빅데이터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에이알텍의 기술은 보다 많은 곳에 응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열린 광통신산업 박람회 'OFC 2015'에서 에이알텍은 기존에 보유한 100Gbps 80㎞·40㎞ 제품 기술을 활용해 400Gbps까지 전송 용량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여 통신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국제변호사에서 CEO로
에이알텍의 이성민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지닌 회사의 경영자인 그의 전직은 국제변호사다. 국제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변호사는 의뢰인 한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지만 기업을 경영하면 임직원과 보다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에이알텍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경쟁사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기술력면에서 우위에 올라선 에이알텍도 4년전 그가 인수하기 전까지 수많은 통신기업의 협력사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연구개발(R&D)은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최고의 자양분이다.
"똑같은 제품을 두고 가격만으로 승부한다면 값싼 노동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다들 초당 100Gbps는 현실이 될 수 없다고 여겼지만 에이알텍은 이를 현실화했고 통신거리까지 확대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에서 먼저 납품 제안을 해올만큼 성장했다. "
이 대표는 앞으로 에이알텍을 미국의 애플과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의 장점이 결합된 회사로 키우고 싶단다. 애플처럼 아이팟, 아이폰 등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세계 최고의 복지수준을 갖춘 머크처럼 직원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가 고객을 만족시킬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이 대표의 자신감은 이미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거대 통신 공룡들과 잇단 계약을 체결하며 에이알텍은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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