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앱에도 밀려.. '뱅크월렛' 쓴맛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14 17:36

수정 2015.06.24 16:51

카카오 신규회원 급감 속 은행 '송금 서비스' 인기 수신한도 등 보완하고 수취인 회원가입 필요없어

은행 앱에도 밀려.. '뱅크월렛' 쓴맛

국내 핀테크 열풍의 시작을 알렸던 '뱅크월렛카카오'가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간편송금서비스와 경쟁구도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은행들이 그간 뱅크월렛카카오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수신한도 등을 보완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발 빠르게 간편송금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모바일전문은행 시범모델 '위비뱅크'를 통해 지난달 말 자체개발한 간편송금서비스 '위비 모바일페이'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전화번호,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타인에게 송금할 수 있다. 특히 수취인의 경우 위비뱅크 앱만 있으면 회원가입 없이도 원하는 은행의 계좌로 입금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점은 국내 간편송금서비스 선발주자인 뱅크월렛카카오와 가장 차별되는 점으로 꼽힌다. 뱅크월렛카카오의 경우 회원가입을 통해서만 송금이 가능하고, 수취인도 계좌를 따로 등록해야 하는 구조다.


아울러 위비 모바일페이는 하루 10만원인 수신한도와 수취인이 다음날 12시 이후에 은행계좌로 입금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의 취약점을 보완했다. 위비 모바일페이의 하루 수신한도는 50만원이며, 수취인은 받은 금액을 즉시 은행계좌로 입금할 수 있다.

위비뱅크는 이 같은 편리성을 앞세워 출시 15일 만에 회원수가 이미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내놓은 앱에 직접 가입했단 점을 고려하면 놀랄 만한 성과"라면서 "지난 10일부터 아이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은행들도 간편송금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우선 지난 2012년 'IBK 원페이'를 출시한 IBK기업은행은 핀테크기업과 제휴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한 간편송금서비스를 이달 중순 선보일 스마트뱅킹 통합플랫폼 'i-원(ONE)뱅크'에 장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시범모델 시스템을 구축 중인 시중은행들도 자체 간편송금서비스 개발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간편송금서비스 개발에 나서면서 업계에선 뱅크월렛카카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융결제원이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비스 출시 당시 48만4000명이던 신규 회원은 12월 10만3000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월엔 4만8000명으로 줄었다. 거래횟수 역시 같은 기간 11만8000건에서 7만4000건으로 감소했다.


뱅크월렛카카오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출시 당시 계획했던 올 4월 송금수수료 유료화 계획도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존의 금융거래 전산시스템 등을 활용해 더 많은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간편송금서비스 시장에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경쟁구도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뱅크월렛카카오는 뱅크머니의 수신한도를 50만원으로 올리고 이체시간을 단축하는 등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은행 등 경쟁업체들과 맞설 계획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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