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등 맹독성 유독물질을 포함한 폐수 3000여t을 불법으로 하천에 배출한 서울시내 제조공장들이 적발됐다. 이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주거지역 인근 제조공장 52곳을 특별수사한 바 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폐수를 정화하지 않고 배출하거나 하수도에 무단 방류한 금속 표면처리업소와 의류 부자재 제조공장 등 25곳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단추제조공장, 섬유 스크린 인쇄 공장 등 의류 부자재 제조업소는 이번에 처음으로 단속 대상에 포함됐는데, 총 12곳 중 절반인 6곳이 적발됐다.
시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폐수를 무단 방류할 경우 평소보다 하천 오염이 심해지고, 상수원 오염과도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라 4월부터 이달까지 주거지역 부근 제조공장 52곳을 특별 수사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가 제출한 폐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청산가리로 알려진 시안(CN)이 기준치의 최고 765배, 크롬(Cr)이 10배, 납(Pb)이 4098배, 구리(Cu)가 682배, 페놀류가 222배를 초과했다.
하천의 부영양화를 유발하는 총질소와 총인,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17∼57배 높았다.
위법 유형별로 보면 허가를 받은 사업장이지만 불경기로 단속이 다소 느슨해진 틈을 타 무단으로 도금시설을 설치해 작업하거나, 폐수를 정화 없이 하수구로 방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폐수를 오염 방지 시설에 유입하지 않고 하수도로 바로 배출되게 비밀 배관을 설치한 업체도 있었다. 아예 폐수 발생 신고를 하지 않고 무단 방류한 곳도 적지 않았다.
다른 사업장의 폐수를 불법으로 섞어 처리하거나, 폐수 적정 처리 여부를 확인하는 측정기기를 설치하지 않고 조업하다 적발된 곳도 있었다.
시는 위반사업장 24곳은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거나 구청에 시설 폐쇄 등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나머지 1곳은 과태료 처분하도록 했다.
이들 업체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 처분을 받게 된다.
서울시 최규해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최근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폐수 무단방류는 상수원 오염으로 직결된다"며 "이번 단속으로 7~8월 집중호우를 틈타 폐수를 방류하는 행위도 사전에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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