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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대구에 간 정치인 부총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08 14:31

수정 2015.07.08 15:02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구=박소연 기자】"자자, 오뎅(어묵) 하나 드세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달한 오뎅을 받아든 시민의 눈이 '하트'로 변했다. 지난 6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최 부총리와 마주한 이 시민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동안 먼발치에서 부총리를 바라봤다. 최 부총리는 경북 경산·청도의 현역 국회의원(새누리당)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현장 방문의 마지막 코스로 서문시장을 택했다. 선거 유세의 상징인 장소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 동향 점검 방문"이라고 했지만 시장 상인들과의 대화는 그렇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상인들 손을 잡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많이 힘들어 한다. 많이 좀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부총리가 아닌 '친박 실세 정치인 최경환'으로서의 발언이었다. '경제가 엄중해 여의도 복귀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던 그였다.

시장 분위기는 흡사 선거 운동을 방불케 했다. 여기저기서 먼저 사진을 찍자고 모였다. 부총리는 기재부 각 과에서 갹출한 과비와 바꾼 온누리 상품권으로 각종 물품을 구입했다. 부총리의 호주머니 돈은 기재부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경산시에 위치한 최경환 국회의원 사무실에서도 부총리 동선을 따라붙었다. 부총리가 구매한 물품의 계산을 도맡았다.

상인회와 마주한 자리에서도 부총리는 막힘이 없었다. "주차장 지어달라"는 요구에 "신경쓰겠다"고 했고, "온누리 상품권 총액 늘려달라"는 주문에는 "알았다"고 했다.

명목은 메르스 동향 점검이었지만 사실상 인기 점검이었다. "왜 이쪽은 안봐주냐", "왜 여기는 지나가지도 않냐"는 볼멘소리마저 부총리를 향한 사랑의 외침으로 들렸다. '아, 이래서 정치인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내내 맴돌았다.

최 부총리가 이날 대구를 찾은 건 수출 제조기업 애로사항 점검이 이유였다. 그의 대구 사랑은 유별났다.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대구·경북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 계실 땐 산업화의 선봉장이었다. 전자·철강·섬유 등(으로 유명했다)"이라며 '동네 자랑'을 이어갔다. 기업 간담회 내내 친근한 사투리로 '우리 대구'를 여러번 강조하며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해 초 부총리의 여의도 조기 복귀설이 처음 흘러 나왔다. 5월부터는 부총리가 취임 1년을 맞는 7월 중 후임자에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다. 최근 당정 갈등까지 빚어지면서 친박의 버팀목인 부총리의 정치권 복귀는 현실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메르스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소비·투자 등 집 값 외 나머지 경제지표는 다시 고꾸라졌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4대 개혁'은 구호만 공허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장관들의 기강잡기에 나선 것이다.
최 부총리 역시 자리에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나라 경제를 위해 '올인'해야 할 것이다. ps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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