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은 관절이 예민해지는 시기다. 관절이 기온과 기압에 민감한 특성상 비가 많이 와서 습한 장마철에는 가만히 있어도 저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관절을 감싸고 있는 막이나 근육과 인대에 전해지는 자극이 커져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장마철에 신는 신발들이 관절에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권용진 원장은 8일 "장마철에 빗길을 걷을 때는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무릎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면서 관절통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때 신는 신발에 따라 관절에 전해지는 압력이 가중되므로 무릎 위로 올라오는 무거운 레인부츠, 지지대가 약한 샌들, 굽이 없는 젤리슈즈는 관절염 환자일 경우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마철에 가장 많이 신는 레인부츠의 경우 미끄럼방지용 고무깔창과 더불어 굽까지 붙이다보니까 무거운 것이 흠이다. 따라서 오래 신다보면 발의 피로감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레인부츠의 밑창이 딱딱해 충격흡수력이 떨어져 발바닥에 반복적인 부담을 줘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아울러 발 사이즈보다 크게 신거나 무릎까지 올라오는 레인부츠의 경우 정상적인 보행을 방해해 발목과 무릎 관절 등의 통증을 부를 수 있다.
장마철에 샌들과 조리(슬리퍼)도 관절염 환자에겐 쥐약이다. 이들 신발은 발목을 잡아주는 지지대가 약해 무게중심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미끄러지기 쉽고 발의 피로감과 함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조리(슬리퍼)는 가는 끈으로 발등과 발가락에만 걸치는 디자인이어서 가벼운 만큼 잘 벗겨진다. 따라서 발을 고정해주는 지지대가 없어 신발이 벗겨질까봐 발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걷게 된다. 이는 발목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끊임없는 비틀림 현상을 유발해 '발목 삐임(염좌)'이 유발되기도 한다.
말랑말랑한 젤리슈즈 역시 장마철 베스트 아이템이다. 폴리염화비닐(PVC) 소재로 만들어진 젤리슈즈는 물에 젖어도 금방 마르고 물이 잘 빠진다. 또한 부드럽고 착용 시 착화감이 좋아 장마철이나 물놀이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신는다.
그러나 젤리슈즈도 밑창이 1cm 이하로 낮아 보행 시 충격을 완충하지 못해 무릎관절과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며 장시간 신을 경우 지속적인 충격으로 족저근막염을 유발 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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