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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뱅킹 하세요"..직원 안내에 2시간 헤매다 돌연사 한 中 70대 노인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3 21:05

수정 2025.02.23 21:05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은행 점포를 찾은 70대 노인이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시라”는 직원의 안내에 2시간 가까이 휴대폰을 붙들고 헤매다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중화망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 리모씨는 “고령의 아버지에게 적절한 업무 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모바일 뱅킹을 강요하다 아버지가 사망하게 했다”면서 중국 난징의 한 중국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74세였던 리씨의 아버지 A씨는 지난해 10월 리씨에게 송금하기 위해 해당 은행 점포를 찾았다. 오전 9시 은행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도착해 번호표 1번을 받아든 A씨는 직원이 앉아있는 창구로 향했으나, 직원은 A씨를 점포 곳곳으로 이끌고 다니며 모바일 뱅킹 업무를 안내했다.

직원은 A씨의 스마트폰에 모바일 뱅킹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안면 인식을 통해 본인인증을 하도록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가 A씨의 안면 인식에 여러 차례 실패하자 직원은 A씨를 데리고 은행 곳곳은 물론 건물 밖까지 데려가 안면 인식을 시도했다.

건물 안팎을 오가며 휴대전화를 붙들고 카메라를 응시해야 했던 A씨는 30분이 지나자 손이 떨리고 입을 벌린 채 침을 흘리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1시간가량 지난 뒤 A씨는 바닥에 쓰러졌고, 은행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뒤 숨졌다.

A씨의 사인은 외부의 심한 압박으로 인해 뇌가 본래 위치에서 밀려나오는 뇌 탈출로 인한 뇌출혈이었다.

CCTV에는 A씨가 약 2시간 동안 직원의 지시에 따라 로비에 있는 ATM 기기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다시 은행 대기실로 들어가는 모습, 리씨 어머니가 남편을 도와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리씨는 소장에서 “평소 모바일 뱅킹을 하지 않는 아버지에게 굳이 모바일 뱅킹을 개통하려 했으며, 장시간에 걸쳐 안면인식을 시도했다”면서 “다른 지점에서는 노인을 배려해 창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등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021년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은행들이 창구에서의 서비스 절차를 개선하고 관련 인력을 유지 및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은행들이 점포를 찾은 노인들에게 모바일 뱅킹 등 스마트 기기 사용을 안내하고, 노인 전담 창구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중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이고 업무를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로 전환하며 노인들이 금융 서비스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이 심화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고령층의 인터넷 금융거래서비스 이용률은 각각 53.4%, 49.2%로 일반 국민(68.2%)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낮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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