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은 보유 기업들 부실 잇따라.. 실적감사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15 17:34

수정 2015.07.15 22:17

STX·대우건설 분식회계에 대우조선해양은 최악의 적자 예상




산은 보유 기업들 부실 잇따라.. 실적감사 본격화

#. STX그룹은 산업은행 전·현직 직원들이 대거 파견돼 분식회계를 눈 감고 부실대출한 의혹이 발생했다. 결국 STX그룹은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그룹이 해체됐다.

#.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1조4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의혹이 일고 있다. 현재는 금융당국 감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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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의 회계투명성이 의심받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분식회계와 부실징후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회계투명성을 제1의 덕목으로 삼고 있는 산업은행의 자회사들에 대한 재무건전성이나 실적 추이를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었던 STX그룹, 대우건설 등은 분식회계가 발생했으며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분기 최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실이 대거 반영되면서 올 2.4분기 적자폭이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실적 집계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내달 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분석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의 금융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가격제한폭(-30.0%)까지 급락한 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가가 6% 하락한 데 이어 이틀째 날개 없는 추락이다.

■산은 알면서도 모른 척(?)

"대우조선해양의 사령탑으로 오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기록했는데 과연 대우조선해양은 괜찮은 것일까' 의문을 가지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실적과 관련해 한 말이다. 국내 빅3 조선사 중 유일하게 대우조선해양만이 흑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니 초등학생이 아닌 이상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 사장이 취임한 후 1.4분기 영업적자에 이어 2.4분기에는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이처럼 적자를 나타내자 재무담당 임원을 파견하고 있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적자를 일부러 회피해 왔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STX그룹과 동부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등이 기업회생은커녕 오히려 그룹해체와 워크아웃 등에 빠져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STX그룹의 경우 산업은행이 분식회계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부실대출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끝내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대우건설은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해 2012년 170%대에서 2013년 270%대, 지난해에는 273.3%를 기록하고 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2013년 말 내부자 제보를 토대로 대우건설에 대한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금감원에 소명을 하고 있으며, 최근 규모가 4000억원대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경고 또는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검증 줄 이을 듯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적자 문제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앞으로 산업은행 계열사에 대한 실적 감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그동안 산업은행이 감독했던 계열사 실적이 시장에서 신뢰성을 잃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우 최근 6년간 주택공급 실적이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다. 올 초 대우건설은 아파트 1만7334가구와 주상복합 1만99가구, 오피스텔 4147실 등 총 3만1580가구를 올해 전국 각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계 투명성이 의심받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고스란히 실적으로 잡힐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의 그늘에서 벗어나자 빛을 본 기업이 나타나고 있어 대조적이다. 대표적인 곳이 STX그룹의 STX팬오션(현 팬오션)이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되며 하림그룹의 재계 순위를 올려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산업계의 입장을 반영해줘야 하지만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식'의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다"라며 "국책은행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등 떠밀리 듯 부실 기업을 국책은행이 떠안다 보니 더 큰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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