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직원 유서 추가 공개, "짊어져야 할 일들이 힘이 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0 14:26

수정 2015.07.20 14:26

국정원 직운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
국정원 직운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

【 수원=장충식 기자】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모씨(45)가 가족과 부모에게 남긴 유서가 20일 공개됐다.

임씨의 유서는 A4용지 크기 노트 3장에 자필로 가족, 부모, 직장에 남겼으며, 직장에 남긴 유서 1장은 전날인 19일 언론에 공개됐다.

이날 임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라며 "000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적혀 있다.

이어 큰 아이에게는 "○○아.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00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00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와 00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며 큰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어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라는 미안함이 담겼다.

둘째 아이에게는 "00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00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라는 말도 남겼다.

국정원 직원이 부모에게 남긴 유서
국정원 직원이 부모에게 남긴 유서

부모에게 남긴 나머지 유서에서는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00이라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는 �은 글을 남겼다.


경찰은 유족들의 요청으로 사건 직후 유서를 비공개하다보니 일각에서 불필요한 의혹들이 제기돼 유서를 공개하는 쪽으로 유족들을 설득한 끝에 이날 추가 공개를 결정했다.

한편, 경찰은 임씨의 사망 전 행적 조사를 통해 지난 18일 오전 4시 50분 임씨가 집에서 나온 뒤 인근 마트에서 호일도시락 2개, 소주 1병, 담배 1갑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호일도시락은 번개탄에 불을 피우는데 사용한 것으로, 차량 뒷좌석과 조수석에서 발견됐다. j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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