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저체중아, 4세 넘어도 안 큰다면 치료 상담 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0 17:56

수정 2015.07.20 17:56

평균 키·몸무게 밑돌면 SGA저신장증 가능성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 치료시기 놓쳐선 안돼.. 성장일기 등 추적 관리

#. 워킹맘 이윤경씨(가명)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의첫 방학을 앞두고 마음이 조급하다. 같은 반 아이들보다 유난히 작은 아이의 키 때문이다. 이씨는 "원래 작게 태어나서 성장이 좀 느리다고만 생각했는데, 반에서 키 번호가 1번인 것을 알고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작은 키는 아이들의 자신감을 저하시켜 학교 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아이의 성장이 걱정되는 엄마라면 이번 방학 기간을 이용해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추천된다.


키가 작은 아이들 중에는 이씨의 아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작게 태어나 계속 작은 키를 유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아이가 작게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 저체중출생아는 아니다. 저체중출생아는 출생 시 아이의 체중 또는 신장이 같은 임신 기간의 아이들 평균에 비해 현저히 작은 경우를 말한다. 임신 주수가 같고 성별이 같은 신생아 100명 중 작은 쪽에서 3번째 이내(임신 40주 기준 남아 2.8㎏이하, 여아 2.7㎏이하)가 여기에 속한다. 또한 같은 또래 아이들 100명을 세워 놓았을 때 그 중에서 1~3번째까지를 말한다. 만약 4세가 넘은 아이가 위의 두 경우에 모두 해당 한다면 'SGA 저신장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강민재 교수는 20일 "SGA 저신장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매우 작은 키 외에도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장애, 당뇨병, 고혈압 등의 위험을 높이므로 평생에 걸쳐 아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출생 체중이나 키가 작았다고 해서 모두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작은 것은 아니다. 저체중출생아 10명 중 8~9명은 성장과정 중 자연스럽게 또래 아이들의 신장을 따라잡는다. 하지만 나머지 1~2명은 4세가 되어도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 못하고 또래 아이들의 평균 신장 범위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성장판이 닫힐 경우 최종적으로 키가 매우 작은 성인이 되는 것이다. 보통 여자는 약 15세, 남자는 약 17세가 되면 사춘기의 급성장기가 지나고 성장판이 닫히면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다.

특히 SGA 저신장증아이들은 사춘기가 평균보다 빨리 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저체중 출생아라면 향후 성장을 체크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신장, 체중을 측정해 성장일기를 기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꾸준한 성장일기 작성을 통해 아이들의 키가 평균에 비해 어떤 수준인지, 1년 동안 얼마나 컸는지(연간 성장 속도)등을 알 수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 치료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SGA 저신장증 성장호르몬 치료는 주사 요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미 임상 결과를 통해 SGA 저신장증 소아의 98%가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최종적으로 목표 키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매번 병원에서 맞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아이 또는 엄마가 직접 투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2014년 8월부터 SGA저신장증의 경우에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강민재 교수는 "SGA 저신장증인 아이들은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면서 "치료는 4세이상부터 하는데,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장기간 꾸준히 지속할수록 성장호르몬에 대한 효과가 크다"고 조언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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