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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일부터 '국정원 해킹 의혹' 진상조사 돌입‥실체 드러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6 16:12

수정 2015.07.26 16:12

국가정보원의 내국인 대상 해킹 의혹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27일부터 본격화된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진상조사를 사실상의 청문회처럼 진행해 국정원의 내국인 사찰 의혹의 실체를 밝혀내겠다고 벼르는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있어 여야 간 국정원을 사이에 두고 '창과 방패'의 일전을 치를 태세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지도부 합의에 따라 정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 4곳에서 내달 14일까지 국정원 내국인 사찰 의혹에 대한 현안보고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정보위와 미방위가 27일에 동시에 첫 테이프를 끊으며, 국방위는 내달 11~12일께 현안보고가 실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안행위는 여야 간사가 금주 내로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27일 오후 2시 전체회의가 열리는 정보위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병호 국정원장과 1·2·3차장 등 국정원 고위 간부는 이날 회의에서 자살한 임씨(45)가 삭제한 파일을 복구해 여야 정보위원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복구된 파일의 분석 결과에 따라 여야 공방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으로 내국인 사찰을 했다는 의혹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이를 대북 정보 수집용과 자체 실험·연구용으로 사용했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국정원 직원 임씨의 자살과 관련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아울러 국정원이 2012년 19대 총선(4월)과 18대 대선(12월)을 앞둔 1월과 7월에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점과 6·4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대한 공격을 요청한 점 등을 토대로 선거 관련 인물들을 사찰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이 역시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날 열리는 미방위에서는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 해킹 프로그램 구매를 중개한 나나테크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가능성 등이 도마에 오른다. SKT 회선 5개 IP에 스파이웨어를 감염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다뤄질 전망이다. 미방위 회의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측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행위에서는 임씨가 발견된 마티즈 차량의 바꿔치기 및 폐차 의혹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자살 경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임 과장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인지하고 개입했는지 등에도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에서는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대북 해킹 방어능력 및 유사한 해킹 프로그램 구매 가능성 등에 대한 현안보고와 질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3월 국방부 소속 영관장교 등이 이탈리아 '해킹팀'과 접촉한 것에 대한 질의도 나올 수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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