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간편결제 '○○페이' 춘추전국시대.. 초기부터 과열 조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02 17:55

수정 2015.08.02 21:57

삼성페이·페이코·SSG페이 등 사용자·가맹점 확보에 총력
차별화 전략 있어야 생존 가능
알리페이 등 외국發 간편결제 국내기업, 대비책 마련 해야

간편결제 '○○페이' 춘추전국시대.. 초기부터 과열 조짐


간편결제 '○○페이' 춘추전국시대.. 초기부터 과열 조짐

간편결제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지만 다양한 기업들이 앞다퉈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사용자들이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춰 신중하게 서비스를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또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 역시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시장 초기부터 자칫 무분별한 경쟁이 과열될 경우 간편결제 서비스 자체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치열한 경쟁으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제시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에 해외 공룡기업들의 공세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전체적인 고전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차별화 전략 있어야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시장은 이미 간편결제 춘추전국 시대다.
간편결제라는 시장 자체가 아직은 초기지만 이미 기업들의 경쟁은 과열을 걱정할 정도라는 것이다. 대형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간편결제서비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외에 SK플래닛의 시럽페이, 신세계백화점의 SSG페이,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 등 다양한 간편결제서비스가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월에는 삼성이 삼성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알리바바도 한국에서 알리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지만 참여 기업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간편결제 시장에 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단순히 플라스틱 카드의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기능적 변화가 아니라 소비자가 익숙한 플라스틱 카드 결제를 뒤로하고 간편결제를 사용하도록 마음먹게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길거리를 지나가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날아오는 쿠폰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다"며 "이용자들이 결제를 하려는 순간에는 정작 결제 사업자의 존재는 잊어버리기 때문에 결제가 필요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선택되도록 하는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편하게, 더 쉽게 경쟁

이를 위해 다수의 가맹점과 기술적 여건이 가미된 간편결제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순간까지도 파악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NHN엔터의 페이코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휴대폰 전원이 꺼진 상황에서도 간편결제를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앱 실행 없이도 터치만으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NFC) 터치 방식이 도입됐다. 각각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10만여개를 확보한데다 추가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유통업계 최초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출시했다. 주요 페이 서비스들이 사용자와 가맹점을 확장하는데 일부 한계가 있었음을 파악, 2100만명의 신세계포인트 회원과 백화점, 이마트 등 막강한 유통채널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결합시킨 것이다.

SSG페이의 경우, 국내 간편결제 최초로 현금, 상품권 등으로 충전된 선불식 'SSG머니'와 후불식 신용카드 간편결제가 동시에 가능한 복합결제 서비스로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9월 서비스를 시작할 삼성페이는 국내 6개 신용카드사와 협력해 주요 신용카드를 스마트폰 안으로 끌어들였다. 또 기존 마그네틱카드 가맹점의 결제기를 바꾸지 않아도 모바일 결제를 사용� 수 있도록 해 가맹점 인프라 개선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외국발 간편결제도 대비해야

이같은 차별화된 전략을 갖춘 간편결제 서비스의 진화를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외국발 간편결제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경쟁 과열 양상만 보일 뿐 정책적 지원 및 규제 완화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이 확고하지 않아 체계를 갖춘 외국 간편결제 서비스가 국내에 진입할 경우 경쟁에서 쉽게 밀릴 수 있어서다.

모바일 결제 부분과 관련해선 중국시장이 한국시장보다 앞서 있다는 알리페이 측의 진단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간편결제 자회사 알리페이를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간편 결제 서비스 및 거래보증을 지원하는 알리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74.9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34개국에 8억2000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파트너사와 협력해 현지회된 지불결제 분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며 "알리페이 뿐 아니라 코리안페이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장 알리페이가 주도하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동안 알리페이가 쌓아왔던 결제 데이터와 기술력 등이 결합돼 위력적인 서비스로 거듭날 경우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클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해외 핀테크(Fin-tech) 기업이 국내 지급결제 시장에 직접 진입할 경우 다수의 국내 금융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돼 차츰 사업영역을 넓혀가 국내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와 신용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알리페이가 한국의 파트너사로 특정 핀테크 업체 외에도 금융사 등을 언급했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서 노리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마케팅을 앞세워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기 차별화된 기술과 전략으로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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