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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 생애주기별 재테크] (1) '낀 세대'들의 흔들리는 황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03 17:23

수정 2015.08.03 21:43

부모 봉양·자식 양육에 휘청.. 믿는 국민연금도 月 36만원 뿐
예금이자 1%대에 '아껴쓰고 저축하자'란 말도 옛말
국민-퇴직-개인 3층 연금으로 은퇴 뒤 노후 대비를

[초저금리시대 생애주기별 재테크] (1) '낀 세대'들의 흔들리는 황혼


기준금리 연 1.5% 시대다. 과연 1억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정기예금에 넣을 경우 세금을 제하면 한달 이자가 10만원대 수준에 불과하다. 현금 10억원을 정기예금통장에 넣어도 이자가 신입사원 연봉보다 못하다. 초저금리시대 재테크는 예금에서 '투자의 시대'로 전환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아껴쓰고 저축하자'에서 벗어나 투자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제로금리를 경험해 왔다. 또 우리도 숨가쁘게 달려온 개발시대를 거쳐 초저금리시대를 맞았다. 고령화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한국인은 은퇴 후 길게는 30~40년 남겨질 노후를 걱정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생산인구 감소로 부모세대의 주요 재산 축적방식이었던 부동산도 예전같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제 은퇴.노후 준비는 직장 초년시절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100세시대 대비가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세대별 자산관리 전략을 주 1회 싣는다. <편집자주>
#. 중소기업 임원으로 외벌이를 하던 이성현씨(가명.54세)는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명예퇴직했다. 봄에 첫째딸 혼수 비용을 대느라 명퇴금 중 3500만원가량을 지출했다. 퇴직금은 중간정산으로 일부 빼쓴데다, 국민연금 수령시기도 안돼 당장 생계가 걱정이다. 둘째 아들 결혼 자금까지 생각하면 앞이 까마득해진다. 특별한 기술도 없어 당장 식당을 차려볼까, 아니면 아파트 경비 자리라도 알아봐야 하나 고민이다.

농경사회를 산 부모와 정보기술(IT)시대를 사는 자식 사이인 '낀 세대'들의 은퇴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낀 세대는 베이비부머(1955~63년생)를 달리 칭하는 말이다. 부모를 모시고 자녀 결혼까지 책임지느라 허리가 휘어 노후를 대비할 겨를이 없었다.

그들은 개발시대 '한강의 기적'을 일궜지만, '황혼의 빈곤'으로 노후쇼크를 맞고 있다.

보험연구원 조사를 보면 2005년 50~65세 중산층 중 52.8%가 8년후 노후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낀 세대'는 평균 53세에 은퇴해 81.3세까지 살아간다. 은퇴후 28.3년을 주 수입원 없이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봉양·자식양육… 남은건 집한채

선진국은 이른 시기부터 연금과 체계적인 금융자산 관리 등으로 노후를 대비해 왔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시대 노후 대비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이라고 한다. 늙어서 연금이 효자보다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낀 세대는 노후 대비가 부실하다. 국민연금이 도입된지 27년째여서 수령액이 크지 않다. 65세 이상 고령자 1인당 국민연금 수령액은 36만원(보험연구원 2012년 기준)에 그친다. 일본은 160만원 수준이다. 국민연금 노후 월평균 수령액은 적정생활비의 32% 수준이다.

퇴직연금(도입 10년), 개인연금(21년) 역사도 짧다.

2012년 말 기준 개인연금 1인당 평균 적립금은 1230만원이다. 1년 생활비도 안되는 수준이다.

부모 봉양과 자식 양육으로 남은 것은 집 한채 뿐이다. 낀세대 평균 총자산은 평균 4억200만원이다. 이중 부채 7300만원을 빼면 순자산은 3억2900만원. 여기에 거주용 부동산 3억400만원을 제하면 가용 순 금융자산은 2500만원에 불과하다. 쥐꼬리만한 연금과 2500만원으로 30~40년의 세월을 버텨야 한다.

'낀 세대'는 앞으로 자식의 봉양을 바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88만원세대, 7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집마련, 꿈과 희망 포기)들은 스스로 앞가림하기에도 바쁘다. 더구나 수명까지 늘어 그 오랜 세월을 자식에 기대하며 살 순 없다.

■고금리의 추억 이제 잊어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초저금리로 과거 재산 증식 방법도 소용이 없어졌다.

이자 7~8%, 많게는 두자릿수의 고금리시대에는 '아껴쓰고 저축하자'란 신조 아래 예금만 잘 모아도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 저성장·저금리 구조가 됐다. 실질 예금이자는 1%대 수준에 그친다.

직장인 김경필(42)씨는 "1%라도 높은 저축은행 적금을 알아보는 것은 단순히 돈을 모으려는 것이 아니라 내집마련, 경제적 자유 등의 재테크 성공을 위한 것"이라며 "아버지 때엔 적금만으로도 이자가 쌓였지만, 이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연 수익률이 4~5% 이상은 나와야 복리효과로 노후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예를 들어 예금금리가 6%일 경우 원금 2배를 만들려면 12년이 걸린다. 하지만 1%는 70년이 걸린다. 이자수익이 낮으면 복리 효과를 얻기 어렵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1000만원을 0.1% 금리로 300년을 둔다면 1350만원이 된다. 하지만 5% 이자라면 22조원이 된다"라며 "앞으로는 금융자산 수익률이 빈익빈 부익부를 가져올 수 있다. 국가나 개인의 금융 수익이 1%냐, 2%냐, 5%냐에 따라 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연금을 강조한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3층 연금으로 은퇴후 30~40년의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호주, 유럽 등 선진국들은 모두 연금이 노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고령사회백서 2011년판에 따르면 노후 주요 수입원 중 공적·사적연금의 비중은 독일 84.3%, 일본 67.5%, 미국 67.0%다. 한국은 겨우 13.2%에 불과하다.


김지숙 미래에셋증권 센터원영업부 지점장은 "저성장·저금리로 노후준비도 금융사 이자수익보다 연금상품에 가입해 꾸준한 현금을 창출하는 것이 필수"라며 "신입사원 때부터 은퇴이후까지 생애주기별로 적절한 자산관리를 하면 좀더 행복한 황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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