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에르토리코 '디폴트'지만 美 억만장자들 여전히 '러브콜',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06 14:40

수정 2015.08.06 14:41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지만 미국 억만장자들은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CNN머니는 5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가 부유층을 겨냥한 파격적인 감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조세 회피처'로서 상당한 매력을 지녔다고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3일 만기 도래한 5800만달러(약 677억4400만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다. 괌, 사모아 등 5개 미국 자치령 가운데 처음이다. 총 부채 규모는 720억달러(약 84조960억원)로 2012년 파산 신청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의 4배에 달한다.

푸에르토리코가 디폴트로 경제불안을 겪고 있지만 미국 부유층들은 발걸음을 돌리지 않고 있다. 푸에르토리코가 파격적인 세금감면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서다.

푸에르토리코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2년 미국과 조세 조약을 맺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조세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조약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거주자는 자본소득에 대해 푸에르토리코는 물론 미국 정부로부터 세금을 감면받는다.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 역시 20년 동안 면제받을 수있다. 법인세와 소득세, 재산세 등에 대해서도 세금감면 또는 세금면제 혜택을 받는다.

혜택을 받는 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부양가족과 함께 1년에 183일 이상을 거주해 시민권을 받으면 된다.

조세조약이 도입된 뒤 푸에르토리코로 이주한 순자산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들이 250명에 달한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이 대표적이다.

유로퍼시픽캐피털의 피터 쉬프 최고경영자(CEO)는 "사업을 시작하길 원한다면 푸에르토리코에서 하라"고 조언했다.

쉬프 CEO는 지난 2013년 본사를 미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서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으로 옮기면서 4%의 법인세율을 물게 됐다. 미국 법인세율(35%)의 약 8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쉬프 CEO는 "(법인세율이 낮아져) 엄청난 돈을 절약하고 있다"며 "(푸에르토리코가 미국령이기 때문에 푸에르토리코로 이주하더라도) 여전히 미국인 신분을 유지하면서 미국 국세청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푸에르토리코가 세금혜택 정책을 통해 '차기 싱가포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세회피처로 잘 알려진 싱가포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6113 달러(약 6554만원)의 부국이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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