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부가 단행한 70주년 광복절 특별사면에 최태원 SK 회장 등 일부 기업인이 포함되자 재계는 환영 속에서도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재계는 현 정부가 국민화합과 경제활성화를 후반기 핵심 정책기조로 잡으면서 대폭의 기업인 사면을 기대했지만 막판 롯데사태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계는 광복절 특사를 계기로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과 상생협력을 통한 국민 대통합이 촉진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 기업들은 지난 70년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높아진 경제적 지위만큼 사회적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태원 회장 등 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을 환영하며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에 경제계가 앞장서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경제계는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 활성화와 청년고용 확대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이 갖는 상징성과 경제활성화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 등을 고려해 대규모 기업인 사면이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재계의 아쉬움은 컸다.
한국무역협회는 "경제인이 포함된 이번 특별사면을 환영한다"면서도 "국민 대통합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 기업인 포함 경제주체들에 대한 큰 폭의 사면을 기대했으나 소폭에 그쳐 다소 아쉽다"고 밝혔다.
앞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제주포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국민화합 차원에서 사면을 검토하는 만큼 기업인들이 제외된다면 역차별"이라며 "화합을 위해 대기업의 여러분들에게 남은 처벌보다 모범적인 기업을 만드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최태원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에게 다시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사면대상 재벌 총수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광복 70주년과 최근까지 정부 분위기를 고려하면 기업인 14명 사면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라며 "그나마 최 회장이 사면·복권돼 경영에 바로 복귀할 수 있게 된 건 천만다행이지만 김승연 회장 등 상당한 죗값을 치른 다른 기업인들에게도 경영을 통해 국가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면정국 막판에 경영권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을 보인 롯데사태가 찬물을 끼얹은 면이 있는 것 같다"며 "박근혜정부 기조상 남은 집권 기간에 다시 한번 기업인 특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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