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통한 관광 늘어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처럼 활성화 위해 법 개정 주장도
글로벌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가 국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자신이 살고 있지 않는 소형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을 빌려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현행법상 도시민박업은 주인이 살면서 남는 방을 빌려주는 형태로만 외국인 손님을 받을 수 있는게 이 조항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에어비앤비는 직접 숙박업을 하지 않는 숙박 공유 중개 사이트이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규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 있지 않다. 사실상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 높여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주요 선진국처럼 2차 거주지에 대해서도 단기임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현행법을 개정, 외국인 관광산업 활성화를 이뤄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숙박공유' 에어비앤비 국내에서도 인기몰이
16일 주요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3년 1월 국내에 진출한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초대 한국 지사장으로 구글코리아 출신의 이준규 대표를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에 머문 사용자 수는 12만3000명(2015년 2월 기준)이며, 이는 전년대비 348%나 증가한 수치다.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아시아권의 관광객이며 미국과 유럽 출신 관광객도 각각 23%, 12% 정도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은 호텔에 비해 싼 값으로 방을 빌리기 때문에 평균 숙박일 수가 5일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국내 호스트(집주인) 수도 35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들의 연 평균 수입은 340만원 안팎이라는 게 에어비앤비 측 설명이다.
■우버 이어 에어비앤비까지… 한국선 공유경제 '아직?'
앞서 지난 200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유경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으로 출발한 에어비앤비는 현재 전 세계 190여개 국가의 3만4000여개의 도시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남는 자원(주거 공간)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경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 온라인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즉 호스트인 집주인이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본인의 집과 개인정보 등을 등록하면, 이를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인한 여행객이 숙소 예약을 신청한다. 이후, 요금 결제와 이용 후기 작성 등도 모두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이때 에어비앤비는 여행객과 집주인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 지난해 약 4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한 외국계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최근엔 기업 임원들도 해외 출장을 갈 때, 에어비앤비를 통해 현지 숙소를 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보다 낮은 가격으로 품질 좋은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현지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문화 체험도 가능하다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이 전 세계 운송업과 관광업, 호텔업 등의 혁신을 일으키며 새로운 산업 구조 개편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2의 우버?'… 관광산업 촉매제로 접근해야
그러나 최근 에어비앤비를 부동산 단기임대 등 재테크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기존 숙박업체들은 물론 임대사업자들로부터 반발이 일고 있다. '제2의 우버' 사태가 우려되는 이유다.
업계 종사자들은 공유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도권에 합류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임대업이 아닌 관광산업의 촉매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브라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을 앞두고 에어비앤비를 공식 파트너로 지정한 상태다. 올림픽을 보러 오는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안정적인 숙박시설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오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을 앞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관광 대국인 프랑스는 이미 지난해 3월 프랑스 전역에서 주 거주지 단기임대를 허용하는 법률을 제정했으며,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도 단기임대를 허용하는 형태로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보육기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유난히 국내 시장을 보호하려는 정서가 강하다"며 "이는 과거 제조업 중심의 경제에서 국산화 전략만이 국민을 먹고 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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