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세계 경제 지표 '바닥'에 금리인상 목소리 갈수록 약해져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1 17:20

수정 2015.08.21 20:55

中 증시폭락·日 엔저 지속
브라질 등 신흥국 침체 원유 등 원자재값 폭락
세계경제 상황 악화 일로 9월 이후로 늦출 수도

美, 세계 경제 지표 '바닥'에 금리인상 목소리 갈수록 약해져

【 서울·뉴욕=박하나 기자 정지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 9월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9일 통화정책(FOMC) 회의가 열릴 때만 해도 연준의 입장은 금리 인상에 기울었지만 한달 만에 미국과 세계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전했다.

연준은 그동안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세 등을 근거로 연내 금리인상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중국의 증시 폭락과 신흥시장의 침체 등 해외 경제 상황은 악화 일로다. 이 때문에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급변하는 경제사정 때문에 연준 역시 자신있게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금리 인상이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시장 회복, 임금 증가율, 중국 침체, 원자재값 폭락,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 등 다섯가지 이유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강행할 수 있는 명분은 미국의 고용시장 개선 뿐이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이후 미국의 고용시장은 21만5000개의 일자리가 늘어 올해 월평균치인 21만1000개를 상회했다.

반면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은 하락세를 보여 고용 확대가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4분기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대비 0.2%상승에 그쳤다. 이는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전분기인 0.7%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증시 폭락 등 중국의 경제 지표가 악화된 것도 장애물이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11일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는 중국 경제의 심각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중국 상황은 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값이 폭락을 거듭하는 것도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흐리고 있다. 미국 달러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이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선물시장은 지난 한 달간 계속 하락세다. 옥수수, 원유, 아연 등 원자재 가격은 지난 수개월간 하락을 거듭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도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은 노동시장 개선과 더불어 2%의 인플레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 둔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전년대비 0.3%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모하마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세계 경제 지표가 너무 나빠 사실상 미국은 금리 인상 기회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 한달도 안돼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물론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지표들이 바닥을 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신흥시장의 위기는 매우 전형적인 것으로 앞으로 더욱 퍼져나갈 것이다.
신흥시장을 강타할 첫번째 위협은 자금 유출이며 결국엔 미국 주식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wild@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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