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산업 발전법' 시행을 한달여 앞두고 정부가 클라우드 사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끝장토론을 벌여 화제다.
클라우드법을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공공시장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기업의 시장참여를 허용해 시장 자체를 키우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 외국 클라우드 업체의 국내 공공시장 진입 허용 여부를 놓고도 업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령에 대한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업계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오는 11월 발표할 '클라우드 기본계획'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최재유 제2차관 주재로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한 '제21차 ICT 정책해우소'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IaaS(이용자에게 서버 등 인프라를 통신망을 통해 빌려쓰도록 하는 서비스) 분야 KT와 LG CNS, 이노그리드 등 △PaaS(애플리케이션(앱) 개발도구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빌려주는 서비스)분야 티쓰리큐와 아펙스플랫폼 등 △SaaS(한글, 엑셀 등 소프트웨어를 임대해 주는 서비스) 분야 영림원소프트랩과 한글과컴퓨터 등 클라우드 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4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4시간이 넘는 토론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들은 주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기업 수혜 논란과 중소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공공시장 진입 활성화, 해외 시장 진출 방안 등을 자유롭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법을 제정할 때부터 글로벌 기업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최근 국내 일부 소프트웨어 중소기업들이 외산 솔루션을 활용하면서 업계를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사실상 무늬만 국내 기업인 곳을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는 "공공 발주자들이 중소형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부당하게 차별받는 경우가 있다"며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이런 진입 장벽을 낮춰달라는 의견이 절반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또 IaaS 업계와 SaaS업계 업체들 간 의견 충돌도 드러났다는 후문이다. IssS 측은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를 우선 마련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반면, SaaS 사업자들은 시장 초기인 만큼 AWS 등 글로벌 기업의 솔루션을 먼저 활용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래부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가는 자리였다"며 "사업자 간 이견도 발생한 가운데 IaaS, SaaS, PaaS 등을 대표하는 기업이 힘을 모아 하나의 토종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는 해외 시장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는 만큼,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글로벌화를 선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마케팅, 국제협력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은 "미래부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클라우드를 통한 국가혁신과 클라우드 기업의 글로벌 성공사례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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