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체감 안되는 기름값 세금·환율 등 부가요인이 원인
요즘 "국제유가가 떨어졌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국제유가는 계속 떨어진다는데 왜 주유소 기름값은 그만큼 하락하지 않냐는 불만을 토로해 본 적도 있을텐데요.
국제유가에 비해 주유소 기름값의 하락폭이 작은 것은 국내 석유제품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국내 석유제품이 결정되는 과정을 봐야 합니다. 국내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석유제품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가격(MOPS)와 환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정유사들은 국제제품가격, 운임, 환율 변동 및 기타 시장동향 등을 감안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책정하는데요. 이렇게 책정한 가격도 대리점이나 주유소에 판매할 때는 시장경쟁 상황에 따라 가격을 협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사는 기름값에 영향을 미칩니다.
원.달러 환율도 중요 요소입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석유제품 가격의 변동이 없더라도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그만큼 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기준 1192.50원으로 올해 저점이었던 지난 4월의 1068.10원과 비교하면 11% 이상 상승했습니다.
또하나의 요인은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것과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제유가 변동분은 통상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가에 반영됩니다. 보통 정유사들은 1주일 전의 국제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하는데 제품이 전국으로 유통되는데 다시 1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세금의 영향도 있습니다. 국내 휘발유가격에는 세금이 50%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7월 휘발유 값은 1576원인데 이 중 세금이 878원인 셈입니다. 그래서 국제유가가 10% 하락해 이를 정유사가 모두 반영한다해도 실질적인 소비자가격 하락폭은 5% 미만이 됩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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