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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억대 투자유치.. 美에 법인 한국형 스타트업 싹 틔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3 17:24

수정 2015.09.13 17:24

창조경제혁신센터 1년
전국 곳곳서 구체적 성과 대기업·지자체 등 서포트
정권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 구축돼야
[커버스토리] 억대 투자유치.. 美에 법인 한국형 스타트업 싹 틔웠다


지난해 9월 대구에 정부와 삼성그룹이 함께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처음 설립된 후 지난 1년간 전국 17개 지역에 혁신센터가 속속 문을 열면서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창업과 투자가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생태계의 모습이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해외 주요 투자자로부터 직접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희망이 젊은이들 사이에 문화로 퍼지는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출범 1년의 초기단계인 만큼 성과를 강조하기보다 혁신센터를 촉매제로 선순환 중심 창업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자본을 가진 대기업과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중소기업,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혁신센터를 통해 뭉쳐 시너지로 '윈윈'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센터, 상생 플랫폼 돼야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가 완료된 가운데 각 센터에선 지난 1년간 창업 공모전으로 선정된 스타트업들이 각종 지원 등을 통해 매출 실현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성공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광주혁신센터에선 자동차 벤처창업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10개팀 중 3팀이 1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그중 한 팀은 58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대전혁신센터에선 글로벌 벤처 스타 공모전으로 선발된 3개팀 중 한 곳이 12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또 한 곳은 실리콘밸리에도 법인을 설립했다.
전북혁신센터 설립에 참여한 효성은 복합소재 중간재 생산 중소기업에 10억5000만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스타트업 성공사례가 속속 나오면서 혁신센터에 참여한 대기업과 지자체가 정부 주도의 창조경제 활성화를 대체할 주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동력을 찾고, 지자체는 각종 지원 등으로 지역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은 단순히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데 머물지 말고, 외부에서 혁신 DNA를 받아들인다고 여겨야 한다"며 "기업 규모가 클수록 내부 혁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한다면 재벌개혁 공세 등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성 갖춰 생태계 이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1년을 넘기면서 일부 성과에 대한 칭찬과 함께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단순히 정권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머무는 데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혁신센터의 사업이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지려면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혁신센터를 '자본력과 무형자산'의 유통 플랫폼으로 육성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대기업이 가진 디자인, 시장정보, 마케팅 등의 무형 자산을 중소기업들과 나누고 이후 결과물에 따른 이익 일부를 재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도 "지자체가 적극 앞장서 대기업은 물론 각 지방 중소기업과 출연연구소들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후 정부는 점차 뒤로 빠져도 된다"며 "그렇게 민간 생태계가 마련되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혁신센터 사업은) 계속 굴러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스타트업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기 어려워 현 정권이 끝나기 전에 대단한 결과물이 나오긴 어렵다"며 "일관성을 가지고 이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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