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학들 '십시일반 기부금' 모금 확산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9 16:40

수정 2015.09.29 16:40

기업 기부금 감소에 세제혜택 축소까지 겹쳐
고려·한양·경희대 등 소액기부 캠페인 벌여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대학들이 소액기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둔화와 세금혜택 축소 등 고액 기부환경 변화에 단돈 1만원이라도 환영하는 '티끌 모아 태산' 전략을 세운 것. 특히 이같은 소액기부 캠페인은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월 1만원씩이라도 댕큐"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기부금이 집중되는 연말을 앞두고 각 대학 발전기금 담당 부서 표정은 밝지 않다. 지난해부터 축소된 세금혜택 여파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개인의 대학기부금은 2013년까지 100% 소득공제해 주다 지난해부터 세액공제로 전환됐다. 실제 지난 6월 서울총장포럼에서는 "세금혜택 축소로 기부금이 막혀 대학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무자들도 이같은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

서울지역 사립대 발전기금 담당자는 "기부금이 몰리는 연말이 아직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는 지난해를 밑도는 수준"이라며 "기업 기부금이 많이 줄고 개인의 세제혜택 축소까지 겹치자 대학들은 안정적으로 기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이 찾은 해법은 동문들을 대상으로 한 소액 정기기부다.
소액기부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기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예전보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평생기부 약정을 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월 1만원씩이라도 많이 참여해주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대학들 더 적극적

소액기부 캠페인은 규모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다만 학생수가 많고 역사가 오래 된 대형 대학들이 소액 기부 캠페인을 벌이기에 수월한 게 사실.

최근 가장 주목받은 소액기부 캠페인을 벌인 곳은 고려대다. 고려대는 5월부터 졸업생, 교직원,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액 정기기부 캠페인인 'KU PRIDE 클럽'을 진행했다. 올해 목표는 가입자 2015명(1만1000구좌)으로, 지난 8월까지 1328명이 가입했다. 특히 이달 1일에서 21일까지는 87학번에서 95학번 졸업생을 대상으로 TM(전화모금) 방식의 기부금 모금이 진행됐다.

한양대의 '후배사랑 십시일반 기금' 역시 같은 성격의 소액 기부다. 매달 1만~3만원씩 약정하는 동문 대상의 기부금으로, 지난 8월까지 1614명이 참여해 8억7700만원이 적립됐다. 특히 기부금을 받을 학과를 지정할 수 있어 선배들의 참여가 가장 많은 학과나 최고모금 학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경희대도 동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액기부 캠페인 '경희라이언 클럽' '경희라이언 서포터즈 클럽'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매달 1만원 이상을 정기기부하는 방식으로 동문 1만명 가입이 목표다. 가입회원에게는 도서관 이용, 의료비 할인, 교육프로그램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밖에 이화여대의 '선배라면' 캠페인이 지난 2010년부터 5년째 이어오고 있고 숙명여대의 '날빛장학금'은 휴대폰과 신용카드로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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