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사업체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14년의 전년 대비 창업과 폐업을 합쳐 순증한 창업자 수를 보면 연령대별로 60대 이상이 가장 높고 30대, 20대 순으로 높다고 한다. 이유는 60대 이상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창업이 60대로 넘어갔기 때문이고 20~30대의 경우는 취업이 어렵게 되자 창업에 나선 '고육지책 (苦肉之策)'으로 보인다고 한다.
20대 창업은 카페.음식점.옷가게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되고 60대 이상은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점에 집중돼 있다.
자영업자들을 보면 이전과 달리 확연히 사업성이 떨어지고 생활 활기를 잃었다. 정부는 소비를 진작하는 정책을 적극 펴야 한다. 돈을 많이 푸는 것보다 가진 사람이 많이 소비하도록 규제 및 규정을 대폭 풀어야 한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돈은 사람 몸속의 피와 같은 것이다. 피가 막히면 동맥경화가 일어나고 피가 활발히 돌아야 건강하듯이 돈이 활발히 돌도록 자영업자들에게 활기를 넣어 주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 및 금융 부실에 의해 몇조원씩 공공 부채를 쌓아가는 것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국민 스스로 '건전한 소비'를 통해 자영업자들을 전국적으로 살리는 국민운동이 필요하다.
세계 경제는 저성장.저금리.저물가.고실업률.정부부채 증가.규제강화 등의 뉴노멀 시대에 돌입했으며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히든챔피언'의 저자인 독일의 헤르만 지몬 회장은 한국의 중소기업이 "실력이 우수하나 세계화 열망 없이 대기업의 하도급 업체로 남는 길을 택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 펀드인 DFJ의 드레이퍼 회장 또한 한국 벤처는 "기본이 탄탄하고 기술이 우수하나 글로벌 마인드가 부족한 진흙 속의 진주"라고 평했다.
우리가 글로벌 벤처를 창업하도록 끊임없는 훈련을 시켜 육성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자 도약을 위한 혁신전략이다.
젊은 벤처창업자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리러 가면 '담보 여부'가 핵심이다. 금융기관의 종사자가 벤처기업을 평가할 때 담보에 의해서만 지원을 판단하는 후진성을 과감히 벗어나 창업가의 기술, 아이디어, 지식자산, 신뢰도, 미래가치, 정신 등 무형의 자산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지원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역량이 뛰어난 투자전문가 그룹을 키워야 한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과거의 후진성을 탈피하는 금융개혁도 필요하지만 공익을 위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가 되도록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는 것 또한 진정한 금융개혁이다.
대기업은 젊은이에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사회적 책무에 눈을 떠야 한다. 글로벌 벤처의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업이 나서고 정부에서 장애 요소를 제거해 주는 것이 발전적 개혁이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문화를 만들자. 퓰리처상을 4회나 수상한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을 남겨 아직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한국에는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의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스스로 가는 용기 있는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김태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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