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40명 5개팀으로 발족 현재 전국 9곳서 출동 대기
【 평창(강원)·진천(충북)=김원준 기자】 산불공중진화대 발족의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 1996년 4월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산림 화재로 기록된 강원 고성 산불이다.
수십년 애써 가꾼 백두대간의 울창한 산림 3700여㏊가 무서운 기세의 화마에 속수무책으로 잿더미가 되면서 그간의 산불진화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냈다. 거의 같은 시점에 경기 동두천에서 발생한 산불로 진화대원 7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까지 겹치자 산불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 산림이 1970년대와 1980년대 말까지 진행된 치산녹화의 성공으로 한층 울창해지면서 산불이 한 번 발생하면 대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던 것.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산불진화는 공무원과 주민 등으로 구성된 비전문가 조직을 동원,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산불진화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린다. 이에 따라 수립된 것이 산불방지종합대책이다. 이 대책에는 국가재난방지 차원의 예방활동강화 방안과 함께 산불방지 조직개편 및 산불예방 전문진화대 조직 운영, 진화장비 확충 및 산불진화를 위한 기반시설 조성 방안 등이 담겼다.
산림청은 산불방지종합대책에 따라 공중진화대 설치계획을 추진, 1997년 산림청과 소속기관의 직제를 개정하고 그해 3월 14일 40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산불공중진화대 5개팀을 발족한다. 공중진화대는 창설 당시 김포(2개팀)와 익산·양산·원주 산림항공관리소 등 5곳으로 분산배치된 데 이어 이후 2004년에는 본부와 7개 관리소 등 8개 기관(원주·익산·양산·영암·안동·강릉·진천)에 나눠 배치된다. 지난 2005년부터는 함양항공관리소가 신설되면서 모두 9개 기관에 분산됐다. 기관은 애초 5곳에서 9곳으로 늘었지만 정원은 18년간 40명에서 48명으로 8명이 증원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당초 8명이 1개 팀을 이루던 체제에서 현재는 4~6명이 1개 조로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이러한 인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단 특정 권역에서 산불이 발생할 경우 가장 가까운 권역에 대기하는 공중진화대원들이 함께 출동하는 협업시스템으로 출동방식이 바뀌었다. 공중진화대의 선발기준도 처음에는 헬기 레펠로 지상에 투입되는 임무의 성격상 특수부대 출신으로 한정했지만 최근에는 응급구조사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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