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국인도 황당한 코레일 전동차 영어 안내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1 17:07

수정 2015.11.02 00:23

caution for heating?.. 콩글리시·오기 만연한 영어 안내문
코레일 "제작사 부착.. 감수 거쳐 바로 잡을 것"
itx청춘열차 내 잘못된 영어 표기 안내판. 외국에선 사용되지 않는 어색한 것으로, 'Caution hot'이 올바른 표현이다.
itx청춘열차 내 잘못된 영어 표기 안내판. 외국에선 사용되지 않는 어색한 것으로, 'Caution hot'이 올바른 표현이다.


한국어를 그대로 옮긴 '콩글리시'식 표기다. '3minutes open button'은 관련 설명을 하나의 문장 형태로 완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국어를 그대로 옮긴 '콩글리시'식 표기다. '3minutes open button'은 관련 설명을 하나의 문장 형태로 완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Speak while pushing the button'정도가 올바른 표기다 .
'Speak while pushing the button'정도가 올바른 표기다 .


'버튼을 누른 후 통화하십시오' 영어 표현은 'Speak while pushing the button' 정도가 된다. 그러나 서울 용산역과 강원 춘천역을 오가는 경춘선 'ITX-청춘' 열차 내 비상통화장치 사용 안내문에는 'Speak with push the button'으로 표기돼 있다. 명백한 '오기(誤記)'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에서 이 같은 오기나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영어, 콩글리시 표현의 안내문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오기나 어색한 영어식 표현의 안내문구는 수년간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비상시 행동요령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혼란과 함께 해외 관광객 1500만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한국'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들 어떻게 생각할지

1일 파이낸셜뉴스가 코레일 운영 ITX-청춘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잘못된 영어식 표현과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의 안내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열차 좌석 옆 난방기에는 'Caution for heating(난방열주의)' 열차 객실 문마다 쓰여 있는 '3minutes open button(3분열림버튼)' 등은 우리 말 그대로를 번역했거나 외국에서는 쓰지 않는 이른바 '콩글리시'다.

올바른 표현으로 바꾼다면 'Caution for heating'은 'Caution hot'으로, 우리말로도 어색한 '3minutes open button'은 관련 설명을 하나의 문장 형태로 완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영어학원 강사는 "문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표기이고 한국어를 그대로 번역해 만든 형태도 보인다"며 "사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자주 쓰이는 표현은 이미지가 바로 나타나는데 저런 표기들은 검색되지 않는 점으로 미뤄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내문구 오기에 대한 내.외국인 반응 모두 비판적이었다.

홍콩 관광객 황모씨(28)는 "영어표기를 보니 의미는 알겠지만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 여럿 있다"며 "영어로 돼 있으면 보통 눈이 가게 되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이 광경을 보고 씁쓸해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청춘열차 안에서 만난 내국인 박모씨(24)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지고 국내에서도 영어 수준이 높아졌는데 아직 틀린 표기를 사용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당초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레일 "제작사 부착한 듯"

코레일측은 오기 및 어색한 표현의 문구 부착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단지 차량 제작사에서 부착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는 해명 뿐이다. 문제는 코레일이 외국어 번역 작업 및 감수를 담당하는 부서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년간 잘못 표현된 안내문구 등에 대해 무신경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내문구를) 제작한지는 4년 정도 됐는데 우리 쪽에서는 제작하지 않았고 그렇다면 당시 차량 제작을 맡았던 현대로템에서 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우선 영문이 제대로 됐는지 검토를 위해 (감수를 담당하는)국제협력처에 의뢰하겠다"고 전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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