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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한국, 中 금융시장 투자한도 21조6000억원으로 대폭 늘어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1 17:18

수정 2015.11.01 21:39

금융분야 협력 확대.. 원-위안 직거래시장 2016년초 상하이에 개설
한국과 중국이 원화와 위안화 간 직거래시장을 중국 상하이에 열기로 합의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력의 시대로 돌입했다. 원화로선 사상 첫 해외 직거래다. 위안화 국제화란 흐름 아래 원화 국제화가 역시 첫발을 떼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또 해외 위안화의 자국 유입통로인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한도를 홍콩 다음으로 많은 1200억위안을 한국에 배정했다. 한·중 간 경제 밀월관계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리커창 총리는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골자로 한 이 같은 내용의 금융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한국 투자자들이 위안화로 중국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RQFII 한도를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배정했던 800억위안(약 14조4000억원)에서 1200억위안(약 21조6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는 홍콩(2700억위안) 다음으로 많은 액수로 영국, 프랑스가 가진 한도(800억위안)보다 많다.


정부는 금융사들이 국내에 쌓여있는 위안화 활용 기회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RQFII 한도 부족을 겪는 외국 투자자들의 위안화 투자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RQFII는 중국에서 빠져나간 위안화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주요한 통로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해 일종의 자본통제 수단으로 국가별 한도를 정해 위안화 유입을 관리해왔다. 한국으로선 한도 확대로 위안화 국제화의 주요한 역외 허브로서 가능성을 시험받게 된 것이다.

양국은 또 지난해 12월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한 데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중국 상하이외환거래센터(CFETS)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기로 했다.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 원화가 해외에서 직접 거래되는 첫 사례가 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환투기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이유로 해외에서 원화가 직접 거래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원화 국제화를 위한 첫발인 셈이다. 기획재정부 송인창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 시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로 예상된다"면서 "원화 국제화를 위한 테스트베드(실험장)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정부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위안화로 표시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처음 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국 통화의 국제화 추진이 현재로선 '상징적' 의미 이상이 되긴 어렵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위안 상하이 직거래시장 개설과 관련해선 "실제 환전 수요가 많지 않아 과거 2000년대 추진했다가 실패한 원·엔 직거래시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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