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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시대 열려.. 인간의 마음을 읽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8 18:38

수정 2015.11.08 22:19

인간과 비슷한 생김새를 넘어 지적, 감성적 교류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시대 열려
투자 가장 활발한 구글
수년간 로봇기업 15곳 인수 단순한 기술 확보보다는 우수 인력 육성이 장기적 목표
나사 후원으로 창업학교 설립 미래지향적 학문 가르쳐
로봇은 미래의 동반자
구글이 연구중인 나노봇 알약크기로 뇌에 주입하면 활발하게 움직이며 정보 수집
인간의 이성뿐 아니라 감정·감성도 키워줄 수 있어
인공지능 로봇시대 열려.. 인간의 마음을 읽다

인공지능 로봇시대 열려.. 인간의 마음을 읽다

"알약 크기의 나노봇을 인간의 뇌에 넣어 별다른 노력없이도 인간은 운동능력, 언어능력 등을 습득하고, 생각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등 초인적인 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불과 15년 후에 가능한 일이다."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 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지난 2012년 구글이 영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지난달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나노봇에 대한 놀라운 강연을 해 전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싱귤래리티 대학은 인공지능, 로봇, 의학 등 미래지향적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다. 구글과 함께 미 항공우주국(NASA), 노키아, 엑스 프라이즈 재단이 후원 중인데 나사의 땅에 구글이 자금을 대서 만든 창업학교다.


사람의 생김새를 닮은 것에서 앞으로 사람의 마음까지 알아차려 친구 역할까지 로봇이 대신해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간을 닮아가는 '휴머노이드'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생김새 뿐 아니라 인공지능(AI)에 대한 개발도 동시에 이뤄져 슬플 때 위로하고, 기쁠 때 축하해주는 것에서부터 사람의 지적 능력까지 분석해 대화 수준까지 맞추는 로봇의 탄생이 십수년 안에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런 새로운 개념의 로봇을 만드는 일에 구글을 비롯한 전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대학 강연에서 레이 커즈와일은 "오는 2030년이면 인간의 뇌가 클라우드에 연결돼 뇌로(생각만으로) 이메일과 사진을 바로 보낼 수 있고, 우리의 생각과 기억을 백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 뇌의 모세혈관 속을 헤엄쳐 다니는 나노봇 덕택에 가능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나노봇은 DNA 사슬로 만든 작디작은 로봇이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 한 일이지만 레이 커즈와일 이사에 설명에 따르면 이론상으로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구글, 로봇에 미래를 걸다

구글은 세계적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로봇투자에 나서고 있는 기업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시작한 구글은 인터넷 서비스를 넘어서 운영체제(OS), 스마트폰 제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무인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발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수년 간 준비해온 '로봇' 사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

구글이 로봇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세계가 알게 된 대표적 사건은 지난해 지능형 가정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네스트를 무려 약 3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이 인수 가격은 지난 2006년 구글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흡수를 위해 가져온 유투브 인수금액 1조 6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구글은 이미 지난 수년간 15곳의 로봇 기업을 인수해오며 로봇 사업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오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4족로봇), 샤프트(2족로봇), 마카니 파워(무인기 풍력발전), 인더스트리얼 퍼셉션(산업로봇), 레드우드 로보틱스(산업로봇), 보트 앤 돌리(촬영로봇), 홀롬니 (로봇바퀴), 메카 로보틱스(인간형 로봇) 등이 구글이 인수한 대표적 로봇 업체들이다.

구글은 이들의 현재 기술보다는 우수 인력을 영입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로봇 사업을 발전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구글이 로봇 사업을 생각보다 길게 보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건, 단순한 기업 인수 뿐 아니라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08년 구글은 '다음 세대의 인류가 맞을 중대한 도전에 대비할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인공지능(AI), 로봇 등 다양한 미래지향적 과목을 가르치는 싱귤래리티 대학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 대학 설립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구글에 2012년 12월 영입되어 인공지능과 평소 자신이 연구해 온 뇌공학 비전을 현실화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노봇 같은 연구 결과에서 구글의 지원이 무시될 수 없는 이유다. 싱귤래리티 대학을 졸업한 많은 학생들은 로봇 개발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하며 로봇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다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로봇을 통해 기존의 사업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로봇 그 자체 개발에 집중한다. 본격적인 로봇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기업들 로봇에 앞다퉈 투자

구글 외에도 아마존은 이미 AI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할 물건과 시간을 미리 예측해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아마존의 '예측배송' 시스템은 이미 특허를 취득했으며 소비자가 구매버튼을 누르기 전에 배송을 미리 준비해두기 때문에 빠른 배송이 가능해 소비자들 만족도와 함꼐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회사입장에서도 상품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 불필요한 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유용하다.

페이스북은 AI 비서서비스 'M'을 개발 중인데 이는 일상에서 소비자들과 함께 번거로운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게 된다. 'M' 상용화를 준비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현재 실리콘밸리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1만여 명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M의 서비스 기능을 실험해보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1인용 전동스쿠터 '나인봇 미니 '를 약 35만원에 출시했다. 샤오미의 나인봇 미니는 최고 속도 16㎞로 보행 속도보다 4배가 빠르며 손잡이가 없지만 어렵지 않게 운행 기능을 배울 수 있다. 왠만한 경사진 도로는 모두 오를 수 있는 15도 경사 주행 능력도 갖췄으며 1회 충전으로 22㎞를 달린다. 야간에는 자동 인식 LED 후면등도 켜진다.

■사람과 친한 로봇이 미래를 만든다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에 펼쳐질 로봇세상을 대비하는 것이다. 결국 거꾸로 말하면 로봇이 미래 핵심산업이라는 점을 글로벌 기업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미래 로봇시대는 로봇을 통신망에 연결해 일상에서 사람 대신 업무를 처리하고, 친구처럼 대화해주고, 아픈 사람을 간병하는 등 사람과 친한 로봇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로봇을 휴머노이드라고 부르는데, 휴머노이드는 머리, 몸통, 팔, 다리 등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양새를 하고 인간의 행동을 가장 잘 모방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실제 일본에서는 최근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로봇택시를 선보였는데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2020년 자동운전택시를 실용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로봇택시를 시범 운행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인간의 일상 업무를 대신하도록 설계한 로봇이 상용화되거나 개발중인 곳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모습과 행동을 대신 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로봇에 대한 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건은 인간의 뇌 반응을 얼마나 많이 이해하고 이를 로봇에 적용시키는지 여부다.

구글이 연구 중인 나노봇은 그간 로봇은 이성적이며 인간의 감정을 배재하고 감성지수를 낮게 할 것이라는 편견과 반대의 가설을 설정했다. 로봇이 오히려 인간의 이성뿐 아니라 감정과 감성도 향상시켜줄 수 있다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노봇을 인간의 뇌에 주입하게되면 인간은 단기간안에 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듈이 수억개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감성이나 지성 등의 정보 수집에 유리해 훨씬 더 정교하게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대화 주제를 발굴해 내며, 예술적 감각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실험 역시 관건은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느냐다.
이 실험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구글 엔지니어링 레이 커즈와일 이사는 "우리가 우리 뇌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록 감정 분석에 탁월한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며 "로봇이 단순히 업무를 대신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감정의 변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정확히 얻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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