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만성 치주염,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척추 운동범위 감소시켜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10 09:36

수정 2015.11.10 09:36

만성 치주염 환자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흉곽의 팽창 정도가 낮았고 BASMI scores(스코어가 높을수록 척추 운동범위에 제한이 크다)가 높게 나타나 척추의 운동이 제한됐다.
만성 치주염 환자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흉곽의 팽창 정도가 낮았고 BASMI scores(스코어가 높을수록 척추 운동범위에 제한이 크다)가 높게 나타나 척추의 운동이 제한됐다.

만성 치주염이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척추 운동범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팀과 치과 이효정 교수팀이 강직성 척추염 환자 84명을 조사한 결과 약 50%의 환자가 만성 치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전반적인 척추의 운동능력을 살펴보는 지표인 BASMI 스코어와 흉곽의 확장 정도를 비교해본 결과, 만성 치주염이 있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서 척추와 흉곽의 운동범위가 감소한 사실을 밝혀냈다.

척추에서 발생한 염증이 서서히 진행해 척추관절이 굳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강직성 척추염은 40세 이하의 젊은 남성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염증은 대부분 골반관절에서 시작되어 허리나 엉덩이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 목, 가슴으로도 염증이 진행해 척추 전체가 굳어지고 갈비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흉곽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호흡도 어려워진다.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진 않지만 세균감염으로 인한 면역 반응의 변화가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구강세균에 감염돼 잇몸조직과 잇몸 뼈에 염증이 생긴 만성 치주염을 앓게 되면 몸 전체에 세균 노출과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구강내 염증질환인 만성 치주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염증성 관절염과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이효정 교수는 "잇몸과 구강내의 만성염증으로 인한 세균독소는 얼마든지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치주염은 류마티스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전신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치주 질환을 검진하고 구강 위생을 통해 몸 전체의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성 질환이므로 척추나 골반 이외에도 갈비뼈와 손가락, 발가락 등 말초 관절 까지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갈비뼈와 척추가 연결된 관절에 이상이 생겨 숨을 쉴 때 가슴통증이 있거나 가슴을 팽창시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흡연은 직접적으로 폐 기능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치주염의 원인이므로 금연을 통해 건강을 지키길 권고한다"고 전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약물 치료를 통해 염증과 경직을 줄일 수 있으며, 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치료를 하면 경과가 좋은 질환이다. 중증 환자에서는 '종양괴사인자 차단제'라는 주사형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만성 치주염과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척추 및 흉곽 운동범위 사이의 상호 작용을 최초로 발견하며 '치주병학 저널(the Journal of Periodon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왼쪽) 치과 이효정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왼쪽) 치과 이효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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