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임원 인사 단행] '기술혁신' 반도체·연구 인력 대거 발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4 17:57

수정 2015.12.04 19:45

삼성전자 성과주의 인사
메모리사업부 최대 실적 부사장 승진자 5명 배출
무선사업부, 올해도 고배 갤S6·갤노트5 개발 이끈 배광진 부장은 상무 승진
[삼성 임원 인사 단행] '기술혁신' 반도체·연구 인력 대거 발탁

4일 단행된 삼성전자의 2016년 정기 임원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신상필벌(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의 인사원칙과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노선이 복합적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휴대폰사업 부진 등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소폭의 승진이 이뤄진 가운데서도 세계 최초 미세공정 기술력을 이끈 반도체사업부나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술혁신에 기여한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기술지향적'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연구 인력, 승진 주도

삼성전자는 내년도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14명, 전무 30명, 상무 91명 등 135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는 삼성 그룹 전체(294명)의 46%에 해당한다. 외형적으로는 작년 비율(46.7%)과 비슷하다.
그러나 승진자 규모는 작년 165명에서 18%(30명) 감소하며 '승진 가뭄'이 뚜렷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임원승진 추이를 보면 91명이 승진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3년(226명)과 비교하면 3년 새 40.3%(91명)나 감소했다. 2011~2014년 220~230명 수준을 유지하며 승진잔치를 벌였던 삼성전자는 실적이 급격히 하락한 작년을 기점으로 연말 인사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분위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실적과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1·4분기 5조9800억원, 2·4분기 6조9000억원, 3·4분기 7조3900억원으로 지난해 바닥을 찍고 반등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 36조원을 달성했던 2013년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20% 이상 낮은 흐름이다.

승진 가뭄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올린 메모리사업부가 올해도 승진을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메모리사업부의 승진자 비율은 전체의 20%가 넘는 것으로 관측됐다. 14명의 부사장 승진자 중에서도 메모리사업부가 포함된 반도체(DS) 부문이 가장 많은 5명을 배출했다.

메모리사업부는 올해 12Gb 모바일 D램과 3세대 48단 V낸드를 양산하는 등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뤘다. 지난 3·4분기 DS부문이 역대 최대인 3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도 메모리사업 덕분이다.

올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에서 핵심제품 개발과 견조한 실적을 보인 생활가전사업부도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생활가전사업부는 14명의 부사장 가운데 김용회 구매팀장과 성재현 지원팀장, 장시호 글로벌 제조센터장 등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연구인력이 대거 승진한 것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올해 49세인 천강욱 영상디스플레이 개발실 연구위원을 비롯해 강호규 연구위원(54), 경계현 연구위원(52), 소병세 연구위원(53), 정재헌 연구위원(53) 등 개발임원이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도 '고개 숙인' 무선사업부

올해도 무선사업부는 임원승진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해 임원인사에서 14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이 중 무선사업부 소속은 권계현 무선 전략마케팅실 전무와 박용기 무선인사팀장 단 2명에 그쳤다. 전무승진자도 총 30명 중 7명으로 승진자의 절반을 차지했던 2013~2014년과는 대조를 보였다.

그래도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 올해 전략 스마트폰 개발을 이끈 주역들은 적극적으로 발탁됐다. 갤럭시S6엣지와 갤럭시노트5 베젤 축소 등 스마트폰 외관의 변화를 담당한 배광진 부장이 상무로 발탁 승진한 게 대표적. 또 생산자동화 전문가인 김학래 상무는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시리즈 등에 적용된 글라스와 메탈케이스 공정 개선을 주도하며 제조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2년 일찍 전무로 승진했다.


아울러 올해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공개행사를 주도한 박정미 부장도 상무로 승진했다. 박 상무는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열린 갤럭시S6 언팩행사에서 화려한 이벤트를 선보였고, 8월에는 애플의 '안방'인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5 단독 언팩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임원인사는 삼성의 경영성과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과거보다 더 강하게 적용됐다"며 "한편으로는 과감한 발탁인사를 통해 조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측면도 강하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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