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4兆 쏟아분 STX조선 청산보다 회생에 무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6 17:35

수정 2015.12.06 22:03

채권단, 8일 최종결정
청산 위한 법정관리보다 자율협약 유지 가능성 커
7천억규모 추가지원 논의 뼈깎는 자구안 뒤따를 듯
4조원 넘는 자금이 투입된 STX조선해양의 생사가 8일 결정된다. 실사보고서와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청산 절차에 돌입하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보다는 현재와 같은 채권단 자율협약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STX조선이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된다 하더라도 생존을 위해서는 더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8일 회의를 열고 STX조선 처리 방향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존속가치가 더 높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법정관리보다는 현재의 채권단 자율협약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경우 채권단 입장에서는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야 할 부담을 떠안게 된다. 앞서 STX조선은 지난 2013년 4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후 4조3000억원이 수혈됐다.

지난 두 달간 진행된 실사보고서 초안에서는 STX조선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채권단 자율협약 중인 기업은 2년마다 한 번씩 외부전문기관에 채권단 공동관리 지속 여부 및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평가받아야 한다.

채권단 회의에 앞서 7일쯤 관계기관 책임자들도 모여 STX조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정부와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STX조선 생존 여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조선 빅4'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STX조선의 협력사 규모는 1500여개에 달했다. 업체 종사자만 6만여명에 육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채권단이 내리겠지만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조선업종의 특성상 단순히 경제논리만으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피하더라도 채권단의 구조조정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TX조선은 2013년 1조503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0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4조원 이상을 투입하고도 자본잠식(1조8945억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 시황도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법정관리 여부를 떠나서 STX조선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STX조선은 내년까지 인력·조직 30% 축소, 임직원 급여 10% 삭감, 일부 사업철수,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내놓은 상황이다. 노조도 이에 동의했다.

채권단 역시 STX조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실제 채권단은 8일 회의에서 신규 자금 지원도 함께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 거론되는 규모는 7000억원 정도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등은 채권단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손실보전을 위해 운전자금 형태로 대출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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