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권과 함께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육성, 해외진출 지원에 본격 나선다.
민간에서 각종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된 업체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중국 등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것. 금융위원회 등 당국이 핀테크 관련 규제 개선에 주력한다면, 미래부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핀테크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활로를 마련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글로벌 핀테크 업체와의 시장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국내 금융권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전략적 제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한국 핀테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부, 핀테크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IBK기업은행, 소프트웨어(SW)공제조합과 함께 △시솔 △엑스엔지니어링 △마크마운트 등 핀테크 스타트업 3곳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NFC(근거리 통신망) 모듈 개발업체 '시솔'은 기업은행과 SW공제조합으로부터 총 4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또 여러 장의 카드를 하나의 단말기로 결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엑스엔지니어링'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와디즈)를 운영하는 '마크마운트'는 해외진출 지원 대상으로 선발됐다.
엑스엔지니어링과 마크마운트에게는 중국의 우수한 제조 인프라 생태계 탐방 및 네트워크 확보를 지원하는 'K-글로벌 커넥트 차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중국 텐센트와 화웨이 등 주요 IT 기업 본사가 있는 심천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현지 네트워크 형성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내년에도 혁신적인 핀테크 업체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핀테크 API'로 기술력 강화…페이팔 맞서야
특히 국내 핀테크 산업 생태계가 균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IT분야 스타트업이 금융권에 활발히 진입해야 한다는 게 미래부 측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간편결제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페이팔', 대만의 '개시플러스', 싱가포르의 '유페이' 등도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과 IT업체의 전략적 공동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IT업체들이 개발한 핀테크 기술이 금융서비스와 결합,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핀테크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개발지원 사업'이다. API란, 애플리케이션(앱)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 명령어를 의미한다. 즉 은행권이 표준화된 잔액조회 API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공유할 경우, 핀테크 업체들은 잔액조회 기능이 포함된 가계부 앱이나 각종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만들어 은행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다.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시장에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페이팔은 이미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알리페이나 위페이 등 중국 업체들도 상표를 출원해 국내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며 "최근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국내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금융권과의 공동대응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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