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창업가들 해외로 '거침없는 도전'
2030 CEO 맹활약
뷰티 IoT업체 웨이웨어러블, 가사도우미 연결업체 와홈 등 아시아 진출 위해 잰걸음
달라진 산업 생태계
민관 지원받은 스타트업들 대기업이 이끌던 한국 경제에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창조경제 코리아'의 창업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등장한 수많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중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이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주목을 받으면서 또 다른 성공사례를 낳으려는 창업열기가 확산되면서다. 최근 2년간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창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 가운데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민간창업지원기관들의 전폭적 지원으로 탄생한 유망 스타트업들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 경제의 체질이 창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2030 CEO 맹활약
뷰티 IoT업체 웨이웨어러블, 가사도우미 연결업체 와홈 등 아시아 진출 위해 잰걸음
달라진 산업 생태계
민관 지원받은 스타트업들 대기업이 이끌던 한국 경제에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닷, 웨이웨어러블 등 2030 활약
3일 파이낸셜뉴스는 △미래창조과학부 △민간 창업지원기관인 '디캠프(D.CAMP)'와 '마루180' △벤처캐피털(VC)인 '케이큐브벤처스'와 '본엔젤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스'와 컴퍼니 빌더 '패스트트랙아시아' 등 7개 기관으로부터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스타트업 중 올해 큰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 스타트업을 추천받았다.
그 결과 점자 스마트워치를 만드는 '닷(DOT Inc.)'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킨케어 솔루션을 개발한 '웨이웨어러블', 가사도우미 연결업체 '와홈'을 꼽은 기관이 가장 많았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인 닷은 올 상반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를 정식으로 출시한다. 지난해 10월 헝가리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맹(ITU) 텔레콤 월드 2015'에서 최우수 기업가상을 받은 김주윤 대표(26)는 미국 유학 시절 만난 시각장애인 친구를 통해 이 아이템을 개발했다. 웨이웨어러블은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으로부터 약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문종수 웨이웨어러블 대표(32)는 건강관리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딛고, 뷰티 IoT 기기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도넛 모양의 작은 센서를 통해 개인의 피부상태를 측정한 뒤 주변 환경을 분석해 맞춤형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웨이(WAY)'는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총 12만1588달러(약 1억4000만원)의 선주문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들이 모여 만든 와홈은 청소 분야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모간스탠리 홍콩지사에서 채권 트레이딩을 담당했던 이웅희 대표(28)는 시간당 9900원(부가세 별도)으로 호텔급 청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제 콘래드호텔과 그랜드하얏트 출신들을 교육 담당자로 영입했다. 또 가브리엘 퐁 전 모간스탠리 아시아 대표 등 투자자로부터 10억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으며, 홍콩과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우수 창업자 중심으로 산업생태계 변화
이들 3개 스타트업 대표의 공통점은 '밀레니얼(1980년 이후 출생) 세대'란 점이다. 컴퓨터의 대중화 속에 자라나 모바일 시대를 접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국내 창업 생태계의 주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연세대와 미국 코넬대 등 우수 대학을 졸업했지만 대기업 입사나 공무원 시험 등 안정적인 행보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이번에 추천 명단에 오른 스타트업 대표 중에는 탄탄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 사례도 있었다. 이채현 데이블 대표(31)는 SK플래닛 사내벤처로 온라인 추천 플랫폼 '레코픽'을 개발한 데 이어 동료들과 함께 지난해 5월 데이블을 세웠다. 이 회사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사용자의 구매주기와 위치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추천 상품 및 서비스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최근 명문대 출신이나 해외 유학파는 물론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민관이 창업 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이면서 분위기가 조성됐고, 초기 창업비용도 많이 낮아진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일련의 창업열풍을 기반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컴퍼니 빌더 관계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나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 해외 부호들은 대부분 창업자인 반면 우리나라는 '금수저'를 갖고 태어난 재벌 2.3세들이 주식 부자로 올라있다"며 "누구나 우수한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돈과 명예는 물론 사회적 기여도 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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