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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발레단, 레퍼토리에 얽힌 '기막힌 비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4 18:06

수정 2016.01.04 18:06

① 엇갈린 신년 라인업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작년엔 유니버설 작품
유니버설 '백조의 호수' 작년엔 국립발레단 작품
② 뚜렷한 개성
작품 같아도 안무 다르면 무대 위에선 전혀 다른 작품
③ 치밀한 쿵짝
두 발레단 매년 작품 겹치지 않게 사전 조율
양대 발레단, 레퍼토리에 얽힌 '기막힌 비밀'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국내 양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다른 버전의 같은 레퍼토리를 다수 공유한다. 그래서 두 발레단 관계자들은 매년 라인업이 겹치지 않도록 따로 만나 조율도 한다.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 관객에게 다양한 공연을 제공하려는 배려 차원이다. 제목이 같아도 안무가가 다른 데다가 두 발레단의 개성이 뚜렷하게 묻어나 다른 작품이나 다름없다. 발레 팬이라면 두 발레단의 작품을 짧은 시간 내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도 있다.



올해 두 발레단이 발표한 라인업에도 '라 바야데르'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등 그런 작품이 눈에 띈다. '블록버스터 발레'로 통하는 '라 바야데르'는 2014년 국립발레단,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에 이어 올해는 다시 국립발레단이 오는 3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시즌 포문을 연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바 버전으로 선보였고 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이다. 고대 인도 황금 제국을 배경한 화려한 무대, 120여명의 무용수, 200여벌의 의상까지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국립발레단의 올해 신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11월 3~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주목된다.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이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으로 공연했고 국립발레단은 이번에 칠레 산티아고발레단 단장인 마르시아 하이데가 안무한 새 버전으로 관객을 만난다. 요정과 공주의 화려한 춤 속에 엄격한 규칙과 절차를 지키는 고전 발레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마르시아 하이데는 1996년까지 슈트트가르트발레단 단장을 역임해 올해 이 발레단에서 은퇴하는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과의 인연이 깊다. 마르시아 하이데는 국립발레단 초연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무용수들을 직접 지도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의 또다른 신작 '세레나데'(4월 29일~5월 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는 차이콥스키의 음악 '현을 위한 세레나데'에 신고전주의의 창시자인 조지 발란신의 안무가 만난 작품이다. 1935년 미국 발레학교인 스쿨오브아메리칸발레(SAB) 수업용으로 만들어져 학생들이 초연했다. 일정한 줄거리 없이 리허설 도중 넘어져 우는 모습 등 연습실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을 안무로 표현했다.

이 밖에도 2014년 초연 후 매년 공연하는 '봄의제전', 해설이 있는 전막 발레 '돈키호테', 지난해 초연한 희극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올 상반기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또 8월에는 국립발레단 팬들이 '다시 보고싶은 작품 1위'로 꼽은 '스파르타쿠스'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시즌 개막작으로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의 '백조의 호수'(3월 24일~4월 3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를 택했다. 이 작품 역시 지난해 국립발레단이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공연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스페인 등 12개국에 소개돼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호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백조 군무는 이 작품의 백미. 또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 1인 2역을 소화해야 하는 주역 발레리나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공연하는 '로미오와 줄리엣'(10월 22~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기대작이다. 드라마 발레의 거장으로 불리는 영국 안무가 케네스 맥밀런이 안무한 버전으로 2012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최초로 한국 공연권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버전 중에서 인물들의 내면심리를 가장 섬세하게 그려내 원전에 가장 부합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발레 한류'의 시초인 창작발레 '심청'(6월 11~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초연 30주년을 맞아 돌아온다. 1986년 초연 이래 13개국에서 200회 이상 공연한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2011년부터 러시아, 프랑스 등 발레 종주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오만 등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며 인정받은 작품이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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