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신년기획 인구절벽 위기 이렇게 극복하자](1부-4)1인가구 시대 소비시장이 변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6 17:22

수정 2016.01.06 17:22

혼자 살면서 자기만족 위해 소비하는 신인류 사회
대량 구매하는 대형마트보다 1인가구 겨냥한 간편식 인기로 편의점 매출 매년 고성장 기록
노년층 건강·외모·취미에 투자..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자리잡아 자기개발에도 적극적 소비생활
'싱글족' '포미족' '어번 그래니족'….

소비시장에 신인류가 속속 출몰하고 있다. 1인 가구가 급증하고 노년층 비중이 높아지는 등 국내에 '인구절벽'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소비행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1인 가구의 가치 소비와 더불어 노년층의 구매 확장 등 급변한 소비행태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신년기획 인구절벽 위기 이렇게 극복하자](1부-4)1인가구 시대 소비시장이 변한다


■'싱글족' 증가에 편의점 간편식 판매 급증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5.5%를 차지하던 1인 가구의 비중은 2013년 25.3%로 급격히 늘었다. 국내 전체 가구의 4분의 1 이상이 1인 가구인 셈이다. 통계청은 오는 2025년에는 1인 가구의 비중이 전체의 31%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급격히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소비에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곳이 편의점이다. 대형마트에서 식재료를 대량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싱글족'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 대표 간편식인 도시락은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CU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의 매출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5%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해왔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무려 46.1% 상승했다. 간편한 식사가 가능한 냉장간편식이나 레토르트 상품도 지난해 각각 17.7%, 10.1%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1인 가구를 겨냥한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며 편의점 업계는 지속적으로 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락의 고급화다. 간편식 수요가 증가하며 소비자의 눈높이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각 업체는 반찬 양을 늘린 자체브랜드(PB) 도시락을 개발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도 이에 호응해 CU가 지난달 선보인 '백종원 도시락'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편의점 도시락 중 가장 빠른 판매속도다.

김정훈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입맛과 소비성향이 변화함에 따라 프리미엄 상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며 이에 대한 기대심리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1L 소형 생수, 소포장 과일 등 소포장 상품 구색 확장도 소비량이 적은 싱글족을 겨냥한 편의점의 새로운 판매전략으로 꼽힌다.

■나를 위한 가치소비, '포미족' 마케팅 전개

싱글족이 늘어나며 '포미족(For me族)'이란 새로운 소비행태도 생겨났다. 포미족은 취미용품이나 의류·화장품 구매 등의 '작은 사치'를 통해 자기 만족을 얻는 소비계층을 가리킨다. 이들은 절약을 실천하면서도 자신을 위한 투자에는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적 행태를 보인다.

그중 '그루밍족'과 '키덜트족'은 대표적인 포미족으로 꼽힌다.

꼼꼼하게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은 이전보다 더 진화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전에 단순히 스킨케어, 기초 메이크업 등의 화장품 구매에만 그쳤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뷰티 디바이스'를 구매하는 남성이 증가한 것. 11번가에 따르면 여성의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진동클렌저와 미니고데기는 지난해 남성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41%, 56% 상승했다. 자신을 위해 외모에 투자하는 범위가 더욱 확장됐다는 의미다.

아동 취향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성인층인 '키덜트족'의 소비도 크게 늘었다. 자신의 취미를 통해 만족을 느끼려는 소비 성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는 키덜트족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자리잡은 해로 꼽힌다. 유통 업계는 지난해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주목받았다.

편의점에서는 '어벤져스' '스타워즈' '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피규어를 미끼 상품으로 내놓으며 매출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CU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PB 블록은 모든 시리즈가 3일 만에 완판하기도 했다.

[신년기획 인구절벽 위기 이렇게 극복하자](1부-4)1인가구 시대 소비시장이 변한다


■자신의 삶 영위하는 노년층 '어번 그래니'족도 등장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며 건강관리와 외모에 관심이 높고 취미활동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어번 그래니(Urban Granny)'족의 증가도 새로운 소비행태로 꼽힌다.

이들은 주로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관리를 위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고가임에도 자신을 위한 소비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어, 유통업계는 이들을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 11번가에서는 '기능성 안티에이징 화장품'의 지난해 5060세대 여성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0% 늘어났으며, 옥션에서는 지난해 스마트워치 60대 구매가 전년 대비 249% 급증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에 도전하는 노년층도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11번가에서 5060세대 판매자 등록건수는 2012년에 비해 무려 279% 증가했다.


김연미 11번가 셀러운영팀장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5060세대의 증가와 더불어 이들의 인터넷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오픈마켓 판매자 중 5060세대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등장한 신인류 특징

포미족

합성어 : 'For Me族', 자신을 위한 투자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가치 지향형 소비계층

탄생배경 : 취미용품·화장품·고급 의류 등 '작은 사치'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일며 등장. 1인가구가 늘어나며 자신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 증가

특징 : 평소 절약을 실천하나 자신 위한 가치소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과시욕과 구분
키덜트족

합성어 : 'Kid'와 'Adult'. 성인이지만 아이의 취향 가진 계층.

탄생배경 :1980~1990년대 대중문화에 익숙한 세대가 실질적 구매층으로 자리잡으며 등장. 각박한 생활 속 어린이의 심상을 유지하려는 모습

특징 : 만화 감상·게임·캐릭터 피규어 수집 등의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 해소
그루밍족

합성어 : 마부가 말을 목욕시키고 빗질하는 것을 뜻하는 'Groom'에서 유래한 단어. 외모를 가꾸는 것을 중시하는 남성층

탄생배경 :외모 중시 풍토가 조성되며 미국에서 처음 등장

특징 : 외모를 자신의 경쟁력으로 여기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포미족'의 세부 갈래로 분류. 화장품에 이어 전문 미용기기 구매로 확대
어번그래니족

합성어 : 도시를 뜻하는 'Urban'과 할머니를 가리키는 'Granny'가 합쳐진 말. 건강관리·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한 소비를 하는 노년층 여성

탄생배경 : 건강관리를 위한 스마트 기기, 프리미엄 화장품 등 비교적 고가인 상품도 자신을 위해 구매하는 가치 소비적 경향에 따라 등장

특징 : 인터넷 사용이 능숙해 온라인쇼핑몰 통한 구매빈도 높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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