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할인 가입자만 급증.. 업계는 지원금 조정 기피
할인율 조정 필요 목소리
할인율 조정 필요 목소리
새해가 밝은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휴대폰 지원금은 요지부동이다. 통신사별로 몇몇 단말의 지원금을 재책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단말 지원금은 지난해와 별 다를 것이 없다. 특히 지난해말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지원금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던 갤럭시노트4의 지원금도 변화가 없다.
이용자들이 지원금보다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20%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사실상 지원금을 크게 높일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해 지원금 조정 단 3건 뿐
8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에 지원금이 조정된 단말은 SK텔레콤에서 판매하는 '갤럭시그랜드맥스'와 LG유플러스가 판매하는 '갤럭시A7', '갤럭시A5' 뿐이다. KT는 새해 한번도 지원금 조정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조정하지 않는 모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대폭 올리면서 지원금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지원금이 낮게 책정되더라도 20%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원금에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어졌다. 통신사도 지원금을 통해 가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20% 요금할인액보다 많은 지원금을 책정해야 한다.
5만9900원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2년간 할인받을 수 있는 할인총액은 28만8000원이다. 2만9900원 요금제를 사용해도 2년간 14만4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이보다 높은 지원금이 아니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규단말기를 구입할때 지원금이 아닌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한달 동안 지원금이 아닌 요금할인을 선택한 이용자 비중은 27.6%다. 현재 20% 요금할인을 받고 있는 이용자 수는 432만명까지 늘었다.
■20% 요금할인으로 지원금 의미없어'
20%라는 요금할인율이 너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지원금보다 요금할인이 더 높아져 버렸다는 것. 정부는 분기마다 통신사로부터 지원금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을 재조정할 수 있다. 통신사가 지원금을 적게 쓰면 요금할인율은 낮아지고 지원금을 많이 쓰면 요금할인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4월, 요금할인율을 20%로 높인 이후로 아직 이 할인율을 재조정할 생각이 없다. 할인율을 조정하면 시장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라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할인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을 제정할때는 할인율을 지원금 자료를 토대로 정한다고 해놓고 이제와서는 올린 할인율을 내릴 수 없다는 논리를 정부가 내세우고 있다"며 "처음 법 취지대로 지원금 자료를 토대로 할인율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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