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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창성-장병규-권도균 성공 창업가 3인방...스타트업 성공DNA 전파 나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4 15:32

수정 2016.01.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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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투자는 물론 연쇄창업 경험 살려 '위기관리' 노하우 전파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창업해 잇따른 성공사례를 낳은 스타 창업자들이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성공DNA를 전파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와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파트너,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등 성공한 창업가들이 전문 투자자로 변신한 뒤 자금투자는 물론 연쇄창업 성공 DNA를 전파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존률 높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해외 마케팅이나 위기 대응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연쇄적으로 성공신화를 낳은 창업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터라 이들의 활약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사업기회 잃을뻔한 스타트업에 위기관리 방법 조언
14일 주요 스타트업들과 벤처투자(VC)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관리법 규제로 지난 5일 영업을 중단한 중고차 거래 중개서비스 '헤이딜러'가 부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피알앤디컴퍼니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반드시 오프라인 영업장을 둬야 중고차 매매 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키로 하면서다. 국토부는 온라인 자동차경매업체 관련 규정을 보완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도 2월 임시국회 때 제출할 계획이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온라인 업체도 오프라인 영업장과 사무실을 갖추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서비스도 종료하고 담당인력들도 회사를 그만뒀다"며 "모든 것을 포기한 순간에 투자사였던 더벤처스 담당자들의 도움으로 언론에 호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정부나 국회 등을 상대로 업계 입장을 설명하거나 주요 언론과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적은 편이다. 사업에는 마케팅 전략은 물론 위기관리 능력이 필수 요건이지만 스타트업들은 상대적으로 이 부분이 취약한 셈이다.


한 VC 관계자는 "산전수전을 모두 겪어본 연쇄창업가(serial entrepreneur)들 중에서 재무적 투자는 물론 각종 멘토링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생존률을 높이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창업과 재창업을 거치며 쌓은 경험을 후배 창업가들과 나누면서 공동창업 수준의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파트너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파트너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

■'공동창업자' 자임하며 스타트업 생존률↑
특히 업계에서는 연쇄창업가 중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와 장병규 본엔젤스 파트너,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를 주요 멘토로 꼽고 있다. 벤처1세대인 이들은 국내외에서 기업공개(IPO)와 매각을 통해 성공적으로 투자금회수(엑시트)를 한 뒤, 현재 VC와 엑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 엔젤투자자로서 후배 창업가들의 멘토로 활약 중이다.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는 2007년 동영상 자막서비스 '비키'를 만들어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에 2억달러(약2100억원)에 매각했으며, 2012년부터 관심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빙글'을 운영 중인 글로벌 연쇄창업가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쌓아온 글로벌 창업 경험을 국내 스타트업에게 전수하기 위해 세운 더벤처스는 초기 투자 외에도 'EIR(Entrepreneur In Residence)' 프로그램을 통해 1인 창업가 발굴에도 매진하고 있다. '헤이뷰티'와 '테이스트로그' 등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스타트업도 아이디어만 갖고 더벤처스에 와서 서비스를 출시한 사례다.

■자금투자에서 위기관리 노하우까지 전파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보안업체 이니텍과 전자지불업체 이니시스를 잇따라 창업해 2000년대 초반 코스닥에 상장시킨 인물이다. 2010년 국내 최초의 엑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를 세워 지난해 말까지 총 68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인수한 모바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번개장터'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개발사 '위트스튜디오'와 소셜 동영상 업체 '몬캐스트' 등을 엑시트에 성공시켰다. 또 최근에는 외형이 아닌 '사업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담은 경영 전략 등 한국형 스타트업을 위한 책도 출간해 호응을 얻고 있다.

장병규 본엔젤스 파트너도 '스타트업 개론서'를 준비 중이다. 지난 8일부터 약 8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민간창업지원기관 '디캠프(d.camp)'에서 이공계에 몸 담고 있는 예비창업자들과 비공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 초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시장을 주도했던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고, 인터넷 검색업체 '첫눈'을 네이버에 매각한 장 파트너는 스타트업 전문 VC인 본엔젤스 설립 당시에도 창업가 출신들로 조직을 구성했다. 최근엔 강석흔·송인애 파트너에게 대표 자리를 넘긴 뒤, '차세대 유니콘'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유니콘이란, 우버(차량공유)와 에어비앤비(숙박공유) 처럼 10억달러(약1조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창업 열풍이 뜨겁지만 스타트업 생존률은 극히 낮다"며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해도 헤이딜러처럼 규제 한방에 날아가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국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 많아져야 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마케팅이나 고객 수요 조사, 위기 대응 등 비즈니스적 관점을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채워주는 게 창업 멘토링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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