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우디·러 등 4개국 산유량 동결키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6 22:07

수정 2016.02.16 22:15

4국 에너지 장관 만나 생산량 1월 수준으로 OPEC·非OPEC 첫 합의
세계 1위와 2위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지난달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약속했다. 베네수엘라(8위)와 카타르(18위)도 동결에 참여했으나 시장에서는 당장 대규모 시세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및 카타르 4개국 에너지 담당 장관들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

알리 알아니미 사우디석유장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는 생산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 시장에 적절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의 원유 공급은 유가 때문에 감소할 것이며 동시에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동을 주최한 무함마드 빈 살레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4개국이 향후 생산량을 지난달 11일 수준으로 동결하며 그 이행을 카타르가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든 2014년 중반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부의 생산량 조정은 있었지만 OPEC 회원국과 비 회원국 간의 생산량 합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사우디의 지난달 생산량은 일일 1020만 배럴로 2015년 6월 최고기록(일일 1050만배럴)을 약간 밑도는 상황이다. 같은달 러시아는 일일 1088만배럴로 소련 붕괴 이후 최고 생산량을 기록해 사우디를 일시적으로 제치기도 했다. 동시에 베네수엘라와 카타르는 각각 일일 240만배럴, 일일 68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에우로지오 델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회의 뒤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이라크와도 산유량 동결과 관련해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나이미 장관도 "OPEC 13개 회원국뿐 아니라 비회원국을 포함한 모든 산유국이 이날 동결 합의를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알 사다 장관은 "오늘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나 원유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면서 "다른 산유국도 즉시 생산량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생산 동결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0.77달러 오른 30.21달러에, 브렌트유는 0.89달러 상승해 34.28달러로 거래됐다.

지금 유가 수준은 지난 2014년 고점의 30% 부근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일정이 발표되자 동결이 아니라 감산을 기대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로 인해 막대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바인버그 원자재 연구부문 대표는 "합의에 참가한 국가들은 최근 과거에 비해 생산량을 급격히 늘린 국가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란과 이라크가 이번 동결 합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합의의 이행 여부도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원유 분석업체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르 야콥 전략가는 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투자보고서에서 "동결이 이뤄질 경우 즉각적인 시세 반등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올 하반기 가격 회복의 기초를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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