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호숫가에서 추는 '백조 군무' 흑조 오딜의 연속 32회전 등 클래식 발레의 묘미 느낄 수 있어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120여명 무용수·200여벌 의상에 화려한 무대장식도 감탄 자아내 3막 망령들의 군무가 압권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120여명 무용수·200여벌 의상에 화려한 무대장식도 감탄 자아내 3막 망령들의 군무가 압권


봄기운이 완연한 3월 말, 국내 양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이 차례로 올 시즌의 포문을 연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고전 발레의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로, 국립발레단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서울 서초동 에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계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로 관객과 만난다.
'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차이콥스키 3대 발레로 꼽히며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공연했고, 올해 유니버설발레단은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버전으로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 '백조의 호수'를 국내 초연한 뒤 1998년 미국 뉴욕 링컨센터 공연을 비롯해 일본,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3개국에서 공연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두 버전 모두 기본적인 스토리, 선과 악을 넘나들며 백조와 흑조를 모두 소화하는 여주인공의 1인2역, '백색발레'의 백미로 꼽히는 백조 군무 등 주요한 특징은 같다. 발레리나들이 튀튀(발레리나 스커트)를 입고 호숫가에서 추는 '백조 군무'는 '백조의 호수'의 또다른 주인공으로 여겨질만큼 기다려지는 장면이다. 지그프리트 왕자를 유혹하는 흑조 오딜의 춤에서 절정의 순간에 보여주는 연속 32회전(푸에테)도 볼거리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백조의 호수'는 발레의 기초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최고의 명작이자 발레 입문작"이라며 "클래식 발레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조의 호수'는 프리마 발레리나(주역 여성 무용수)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이 작품의 새로운 캐스팅, 새로운 스타 탄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번 공연 역시 새로운 주역 무용수와 함께 해외 발레 스타를 초청한 다채로운 캐스팅을 마련했다. 동갑내기 솔리스트인 홍향이와 강민우가 각각 오데트(오딜)와 지그프리트 왕자 역에 첫 도전한다. 2014년 입단한 중국 출신의 솔리스트 예 페이페이의 백조 데뷔도 눈길을 끈다. 상대역은 독일 뮌헨 바바리안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인 막심 샤세고로프가 맡는다. 부부 무용수로 유명한 황혜민과 엄재용을 비롯해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황혜민과 이동탁의 조합도 믿고 볼만하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시묜 츄진의 9년 만의 금의환향도 기대를 모은다. 노보시비르스크 안무학교 졸업 직후인 2003~2007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한 그는 탁월한 신체 조건과 수려한 외모, 테크닉을 겸비한 남성무용수로 주목받으며 세계적인 발레 스타로 급부상했다. 파트너인 예카테리나 크리사노바도 함께 온다.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말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 용맹한 전사 솔로르, 솔로르를 빼앗으려는 공주 감자티, 니키아에게 욕망을 품은 승려 브라만 사이의 배신과 복수, 용서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초연 안무가는 마리우스 프티파인데 이를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재해석했다. 2013년 초연과 이듬해 재연까지 90%가 넘는 티켓 판매율을 기록하며 국립발레단의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신비롭고 이국적인 인도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화려한 무대장식과 120명이 넘는 무용수, 200여벌의 의상, 솔로르가 타고 등장하는 대형 코끼리 등 괜히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3막 니키아와 솔로르의 재회 장면에서는 망령들의 군무가 압권이다. 32명의 발레 무용수가 아라베스크(고전발레의 외발서기 동작)로 일사불란하게 언덕을 내려오는 모습도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니키아와 감자티 역을 동시에 소화하는 여자 무용수가 다수 눈에 띈다. 30일에 니키아로 무대에 서는 이은원은 4월 2일에 감자티로, 감자티로 30일 공연하는 김리회는 4월 1일 니키아를 맡는다. 박슬기 역시 각각 다른 날에 니키아와 감자티로 두 가지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니키아 역에 김지영·이은원, 감자티 역에 신승원, 솔로르 역에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프리드만 포겔·이영철·이동훈·정영재·김기완 등이 출연한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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