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로 바뀐 美 연준
【 서울·로스앤젤레스=송경재 기자 서혜진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세계 경제 둔화가 미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연준이 예상하는 올해 금리인상 횟수는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었다. 연준의 입장변화가 월가 등 시장전망과 부합하면서 금융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이틀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0.25~0.50%다.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0.875%, 내년 말은 1.875%로 제시됐다. 이는 0.25%포인트씩 올해 2차례, 내년 4차례 금리인상을 뜻하는 수준이다. 2018년 말 예상 금리는 3%, 장기 예상금리는 지난해 12월 3.5%에서 3.25%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약 10년 만에 첫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FOMC는 당시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세계 경기둔화, 금융시장 혼란 등 대외변수가 크게 달라지면서 정책 기조를 크게 물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추가적으로 오는 6월(14~15일) 회의에서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 뒤 기자회견에서 "(금리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해외 위험요인에도 미국 노동시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 흐름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FOMC는 회의 후 성명에서 "최근 수개월간 세계 경제·금융상황 악화에도 미 경제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돼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FOMC는 글로벌 시장이 계속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올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도 0.2%포인트 낮춘 2.2%로, 내년은 0.1%포인트 하락한 2.1%로 제시했다. 2018년 성장률은 지난해 12월 예상과 같은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미 수출 증가세가 이전 전망보다 무뎌질 것이란 점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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