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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새로운 물결이 온다(4)] 독일은 '스마트공장' 일본은 '로봇신전략'… 목표는 모두 "제조업 부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0 18:11

수정 2016.03.20 18:11

한국도 색깔 있는 전략으로 '한국형 플랫폼' 개발해야
세계 각국 '4차 산업혁명'이끌 플랫폼 선점경쟁 후끈
['4차 산업혁명' 새로운 물결이 온다(4)] 독일은 '스마트공장' 일본은 '로봇신전략'… 목표는 모두 "제조업 부활"

올 1월 다보스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만남이 산업의 새로운 지평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3월 제조업 3.0 전략을 발표하고 2024년까지 세계 제조업의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우리만의 특색이 담긴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 제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 미래시장 준비 잰걸음

20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수년 전부터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자국 산업의 강점을 연계한 전략을 세워 새로운 산업지형을 이끌 플랫폼과 표준화 모델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변화를 실천한 건 독일이다. 전통적으로 세계 제조업의 주도권을 유지해온 독일은 2011년 11월 ICT 융합을 통한 제조업 혁신전략으로 '인더스트리 4.0'을 채택했다. 이미 갖춰진 고성능 산업기계와 물류.생산설비에 사물인터넷(IoT), 사이버물리시스템(CPS), 센서 등을 접목해 최적화된 제조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주 골자다. 이른바 '스마트 공장'을 만들어 생산공정부터 조달.물류, 서비스까지 한 번에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인더스트리 4.0의 목표는 규격.대량생산은 물론 맞춤형 다품종 적량생산까지 가능한 공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독일은 오는 2025년까지 자국 내 제조업 전체를 거대 단일 가상공장으로 연결하고 전세계 시장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유비쿼터스 맞춤형 생산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인터넷의 우위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제조업과 인터넷 기업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플랫폼을 만들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든 산업기기와 예측분석 소프트웨어, 의사결정권자인 인간이 인터넷을 매개로 서로 연결되는 형태의 산업 생태계를 지향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업들이 개발 주도권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2012년 '산업인터넷'을 제시한 제너럴일렉트릭(GE)이 대표적이다. GE는 항공기.철도.발전기 등 산업기기와 공공 인프라 등에 설치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석해 기업 운영에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어 2014년 GE와 AT&T, 시스코, IBM, 인텔 등을 중심으로 산업인터넷컨소시엄(IIC)을 설립했으며 현재 2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산업인터넷 전략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독일보다 3년여 늦은 일본은 경쟁우위에 있는 로봇기술을 활용해 일본형 4차 산업혁명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월 '로봇신전략'을 발표하고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한편 간병,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향후 인공지능기술까지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과거 단순한 작업 로봇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하며 데이터를 축적.활용하는 로봇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이 곧 새로운 서비스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로봇혁명이니셔티브협의회에는 1000곳 이상의 산.학.연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핵심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이와 함께 로봇 활용이 제약을 받지 않도록 법.제도를 바꿔나가고 사람과 로봇이 공존.협동하는 사회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전제조건을 정비하고 있다.

후발국인 중국도 첫 번째 향후 10년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고 미래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제조 2025는 2049년 제조업 제1강국을 목표로 내세운 대계획의 첫 단계로, 현재 노동 집약적인 제조방식에 IT를 더해 지능형 생산시스템을 실현하고 제조강국 대열에 진입하겠다는 게 목표다. 특히 품질을 향상시켜 브랜드를 창출하는 한편 주요 업종의 에너지 소모율과 오염 배출량을 글로벌 선진 수준으로 감축해 제조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무엇보다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08년 4570억위안(한화 약 83조원)이었던 R&D 지출은 2014년 1조3312억위안(약 240조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이번 전략을 계기로 투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차별화된 한국형 4차산업혁명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 전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민첩하고 대담하게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독일이 선진 설비와 단말을, 미국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일본이 로봇을 각각 내세우고 있지만 제조업 3.0에는 '한국만의 색'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전방향이 거의 일치하는 중국의 경우 거대한 시장과 자본력을 앞세워 여느 국가보다 빠른 성장성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하원규 박사는 "독일과 미국, 일본 모두 가장 잘하는 것을 앞세워 자국만의 메가트렌드를 만들어나가고 있듯이 우리도 우리만의 강점을 최적화하고 역량을 결집해 분출할 수 있는 한국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IT 인프라 등 4차 산업혁명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기존 산업과의 갈등과 충돌이 곳곳에 존재하는 만큼 정부가 리더십을 가지고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연구위원 역시 "제조업 3.0에는 우리나라 기술 수준을 감안해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은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가장 잘 하는 IT를 산업군에 어떻게 융합시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연결하고 또 새로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조창원 팀장 정지우 김용훈 김경민 고민서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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