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조선주을 바라보는 증권가 두가지 시선 "조심해야" "지금이 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1 17:06

수정 2016.03.21 17:06

"조선업종, 최적의 투자 타이밍이다"VS "아니다. 지금은 조심해야 할 시기"
'유가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조선업종에 대한 증권가 분석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들어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고, 이란발 수주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에 수급적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조선업종 주가가 최근 두달간 30% 이상 급등했다. 그러자 올 초만 하더라도 '비중 축소'나 '중립 유지' 등 보수적 투자 접근이 우세했던 증권가에선 점차 조선업 주가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물밑 고개를 들고 있다.

■ 연초 후 조선 주가 상승률 17,4%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둘째주(7일~11일) 기준 조선업종의 주가 상승률은 -3.5%로, 코스피 200지수가 1.1%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4.6%포인트 하회했다.
다만 연초 이후 산업별 주가 변동률에선 조선업종이 17.4%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어 철강(12.7%), 에너지화학(7.7%), 제약 및 바이오(7.5%)등의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조선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같은기간 기준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폴의 대표 조선업체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0.5%를 보인 반면, 한국 4개 조선업체(현대중·삼성중·대우조선·현대미포) 주가는 3.9% 하락했다. 그러나 3개월 누적 수익률에서 글로벌 조선업 주가는 1.5%였지만, 오히려 한국 조선 4사 평균은 20.3%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조선업 주가 재평가 시작
이에대해 일각에선 한국 조선업의 주력 선박인 탱커의 운임은 상승세를 나타내지만 실제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점을 언급, 점차 조선업 주가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1999년 이후 2007년까지 벌크선 운임지수(BDI)와 조선주의 상관도는 82%로 같은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2008년 이후의 상관도는 49%로 내려 오는 등 최근에는 역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수주잔고의 절반이 탱커로 채워져 있는 한국 조선소와 BDI는 관련성이 매우 낮은 데 지금까지 조선업 주가가 BDI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BDI가 조선업을 설명하는 지표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어 왔고,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조선소들이 건조하는 선박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왔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도 "최근 중국 조선업 근로자가 최소 수십만명이 해고될 것으로 외신에 나오는 등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고, 올해에만 약 40%의 중국 조선소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한국은 벌크선, 컨테이너선, PC선, LPG선 수급 밸런스가 개선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등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심리적 요인으로 주가 급등 한계
그럼에도 조선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 새로 배를 건조하는 물량 지수를 나타내는 신조선가가 석달째 답보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선가는 3월 셋째주에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13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 131포인트로 추락한 뒤로 줄곧 지금까지 정체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정우창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도 상선 수주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클락슨 신조선가 추가 하락 위험이 존재할 것"이라며 "낮은 실적 가시성 지속, 신규 수주 모멘텀 둔화 및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 심화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조선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과거 해양 설비 신규 수주액과 유가와의 높은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현재 저유가 수준에선 해양설비 신규수주 모멘텀 둔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부증권 김홍균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최근 1100원대 중반으로 하락한 점 역시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건조 선박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현시점에서 조선 상장 5개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연초대비 대부분 상승했는데, 이는 유가 상승 등 매크로 기대감이 조선주 주가에도 긍정적이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추가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개별 조선소들의 펀더멘탈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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