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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경기 곤두박질.. 세계경제 다시 스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1 17:49

수정 2016.04.11 17:49

FT·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지표 '타이거지수' 성장세 둔화 경고등
"연초 위기 일단 넘겼지만 올 성장세 작년만큼 저조"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 경고.. 다만 미국은 회복세 여전
신흥국경기 곤두박질.. 세계경제 다시 스톱?

세계경제가 다시 성장을 멈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강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또다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이하 현지시간) FT는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개발한 '타이거지수'를 공개했다. 타이거지수는 23개 선진·신흥국의 경제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들 두 기관이 공동개발해 매년 공개한다. 국내총생산(GDP), 수출입, 산업생산, 주식시장 등 13개 부문을 종합해서 산출된다.

이날 공개된 타이거지수 중 선진국지수는 올 들어 다시 제로(0)로 떨어졌다. 지난해 중반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신흥국지수는 여전히 사상 최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세계경제가 부진한 투자와 떨어지는 생산성, 기업 및 소비자신뢰 지수 하락, 각국 정부의 소극적 정책으로 인해 자칫 성장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선진국과 후진국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의 개혁과 성장 촉진을 위한 정책 없이는 소폭의 성장마저도 기대하기 힘들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FT는 타이거지수 결과가 IMF 춘계 총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12일부터 17일 IMF는 미국 워싱턴DC에서 IMF 및 세계은행 춘계총회를 연다. FT는 기대에 못 미친 타이거지수가 IMF의 경제전망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현재 3.4%로 잡고 있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도 비슷한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세계경제가 위기를 논할 시점은 아니지만 성장이 너무 느리고 취약한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라는 취지의 공개 연설을 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인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세계경제가 지난 1~2월의 금융시장 및 경제혼란 발생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저조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부양책은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며 제로 또는 마이너스 금리, 자국 화폐 약세 시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한참 후에도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흥국들이 원자재 가격 하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한 중국의 성장전망과 위안화 평가절하를 견뎌낸 것은 세계경제에 희소식이었지만 외부환경 및 투자심리 변화, 정치적 불안정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정부가 기업신뢰지수와 투자 활성화, 생산성 증대를 위한 개혁이 부족해 이로 인해 소폭의 성장마저 취약하고 일시적인 것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보고서는 기업신뢰지수 하락에도 고용과 유통업계 매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미국에서 주로 경제 희소식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표는 지난해보다 개선되고 있지만 투자와 유통업계 매출, 소비자신뢰지수가 취약해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 초에 자본유출과 화폐 평가절하를 버텨냈으나 성장이 둔화된 현재 특히 국영기업을 포함한 시장 중심의 개혁에 대한 의지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지적됐다.


지난해 4·4분기까지 5분기 연속 7% 이상 성장률을 보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인도는 특히 저유가 덕을 크게 보면서 물가를 안정시켰지만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산업생산도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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