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CT가 한류의 미래다(2)] '미인어' 초대박 흥행의 숨은 공신은 '한국 VFX'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1 18:28

수정 2016.04.12 08:29

이인호 매크로그래프 대표..주성치 감독과 통하다
중국 영화 흥행역사 새로 써
핵심가치 '문화기술'..장기 목표는 가상현실에 도전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파는 회사 되고싶어
[CT가 한류의 미래다(2)] '미인어' 초대박 흥행의 숨은 공신은 '한국 VFX'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효과(VFX)가 없었다면 '명량'은 1700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을까. 중국에서 연일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주성치 감독의 SF 판타지 영화 '미인어(美人魚)'는 과연 1억명의 관객을 불러모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두 영화의 흥행 대박은 CG와 VFX, 즉 문화기술(CT·Culture Technology)이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을 것이 분명하다.

'미인어'가 중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예고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기업으로는 국내 CG 회사인 매크로그래프(대표 이인호)를 꼽을 수 있다. 매크로그래프는 '미인어'에서 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유체 시뮬레이션 특수효과(VFX)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아주 정교하게 표현된 문어인간 캐릭터는 매우 복잡한 움직임과 디테일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 문어의 움직임을 고(高)퀄리티로 제작해 해외 VFX 제작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이인호 매크로그래프 대표는 "주 감독과 함께 작업한 전작 '서유기:모험의 시작'이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4위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냈고, 주 감독의 작품이 지금까지 흥행에 실패를 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흥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더 이상했다"며 "매크로그래프가 참여한 국내외 많은 작품이 연속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성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 정도의 대성공일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고 아마도 주 감독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역대 흥행성적 톱 10 중 매크로그래프가 참여한 작품이 '미인어' '서유기' '몽키킹' 등 3편이나 되고 '타이거 마운틴', '차이니즈 조디악' 등 한국의 다른 업체 작품까지 합하면 절반 이상이 한국의 기술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멜로나 드라마 위주의 영화를 빼면 CG와 VFX가 많이 들어가는 대부분의 작품이 한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영화 제작 측면에서도 오히려 중국 영화 제작 프로세스가 우리나라에 비해 보다 서구화됐으며 글로벌한 티켓 파워를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업계는 중국 영화시장 및 제작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공동투자, 공동제작 시도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며 "특히 중국영화는 우리나라 영화 제작 토대에서는 기획되기 어려운 대규모 전쟁, 판타지 영화들의 기획을 매우 도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크로그래프는 이미 국내 17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에서 명량대첩 함대전투를 사실감 있게 표현해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영화 마지막 61분의 전투 장면은 거의 모두 CG와 VFX로 표현됐다. 여기서 매크로그래프는 자체 개발한 유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파랑'을 이용해 좀더 실감나게 물의 흐름과 물안개 등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내 CG·VFX의 한 획을 그은 매크로그래프는 지난 2007년 창립한 이후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CF 등의 CG·VFX와 인터렉티브 콘텐츠 전시 영상을 제작해왔다.

이 대표는 "'명량'을 위해 개발한 '파랑'을 기술적으로 좀더 업그레이드해 '미인어' 제작에 투입했다"면서 "물안개, 스플래쉬, 웨이크 등 물의 여러가지 형태적 변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기술 지원사업인 '단비 K-CT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에 더욱 집중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크로그래프의 핵심 가치는 문화기술이다. 기술을 세일즈 포인트로 전세계 시장에 CG·VFX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현재로서는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매크로그래프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래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있었다.
매크로그래프는 기술을 중심으로 CG·VFX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데 이어 앞으로 새로운 분야인 VR(가상현실)에 도전한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이 대표는 "매크로그래프는 아시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CG·VFX 회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