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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부채 악순환 위험" IMF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4 07:36

수정 2016.04.14 07:36

세계 경제가 부채 증가에 따른 성장률 저하 악순환 위험에 처해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위기 타개를 위해 주요국간 정책공조 필요성도 강조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반기 '재정관측보고서'와 '세계금융안정성보고서(GFSR)'에서 6개월 또는 1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선진국, 신흥시장을 막론하고 기업과 국가 부채가 경제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IMF와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MF는 우선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대기업들의 부채 증가가 세계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대기업이 은행에서 빌린 막대한 자금이 부실화할 수 있는데다 만약의 경우 대기업 구제금융을 위해 정부가 나서게 되면 정부 재정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전체 회사채의 7분의1 규모인 1조3000억달러가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다.

보고서는 부실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를 담보로 잡고 있는 은행들의 손실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GFSR 작성을 주도한 호세 비날스 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중국 기업 건전성은 성장둔화와 수익성 하락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부실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격 하락 압력, 과잉설비, 실적 악화 등에 직면한 부동산, 광산, 제조업 부문의 신규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부실 회사채는 결국 금융권의 위험을 높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날스는 "중국 당국도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고, 부채 부담이 과도한 업체들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제대로 된 대응을 위해서는 더 과감한 정책 어젠다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IMF는 이어 브라질, 러시아 등 상품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시장의 경우 상품가격 폭락과 경기침체가 겹쳐 기업과 정부 재정 부실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날스는 "상품 가격 폭락이 기업과 정부의 취약성을 증폭시키고 있고, 경제·금융 위험성도 계속해서 상승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IMF가 측정하는 신흥시장 위험도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 육박할 만큼 높아졌고, 전세계 금융안정성 위험도 역시 금융위기 이후 7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IMF는 이날 보고서에서 특히 부채 증가가 소비지출을 억제해 경제 성장세를 방해하고, 이로 인해 부채가 더 늘어나는 자가순환적인 악순환을 경고했다.

재정관측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대부분 국가는 1년 전에 비해 부채가 늘었으며 특히 신흥시장의 경우 2015~2016년 재정적자가 금융위기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포르투갈 재무장관을 지낸 IMF 재정부문 국장 비토 가스파는 인터뷰에서 선진국 성장률이 더 떨어지면 "가계, 기업, 정부가 추가 지출 감축 유혹을 느끼게 된다"면서 "이는 명목 GDP 성장률 하강 압력을 가중시키고, 결국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선진국들의 경우 ▲저성장 ▲낮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높은 공공부채라는 '삼중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들에 수요확대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 또는 감세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이어 저성장과 높은 부채의 악순환이 자리를 잡으면 개별 국가의 대응으로는 불충분하다면서 주요국들이 신속한 정책공조에 나서야 침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가스파 국장은 "현 위험도는 6개월전이나 1년전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지금은 경계 수준이 아니라 경보가 울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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