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 "팁스는 성공한 스타트업 지원책 1만개 벤처 육성 위해 확대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5 16:47

수정 2016.04.15 17:28


팁스 운용사 대표 구속에 "檢이 구조 오해해 생긴 일"
운용사 리스크 감안해야
1억 투자땐 정부 9억 지원.. 후속투자 1400억 이끌어내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 "팁스는 성공한 스타트업 지원책 1만개 벤처 육성 위해 확대를"

"팁스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판단된다."

15일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사진)은 최근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운용사인 더벤처스의 호창성 대표가 검찰에 구속되는 사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팁스는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기업 지원 사업으로 민간투자자가 초기 스타트업에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가 최대 9억원을 지원해주는 창업 지원 사업이다.

팁스는 운영사가 투자 기업을 선별하는데 운영사가 갖게 되는 스타트업 지분율이 40% 이하로 제한될 뿐 별다른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검찰의 호 대표 구속사태로 인해 팁스를 통해 조성된 창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중소.벤처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고 대표는 "우리 경제가 현 상태로 지속하다간 5년 안에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팁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1만개의 벤처 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따라 이날 서울 역삼로 소재 팁스타운에서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을 만나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팁스에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창업 2~5년차에 벤처기업들의 생존율이 극히 낮아지는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이 찾아온다.
이 기간을 건널 수 있는 자금이 없다 보니 모두 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가 바로 팁스다. 팁스는 투자자들이 1억원을 투자를 하면 정부가 총 9억원을 투자해 주는 방식으로 2013년도에 30억원 규모로 시작했다. 현재 157개 기업이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42개 기업이 후속 투자를 받았고, 그 규모는 무려 1400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지원해 준 돈은 450억원밖에 안된다. 정부의 선 투자가 후속 투자로 이어진 것.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이 바로 팁스다.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가 구속된 데 대해 어떻게 보는가

▲팁스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의 경우 팁스운용사와 지분 협상에 들어간다. 그런데 검찰은 정부의 자금 9억원이 들어가는 데 더벤처스가 민간 투자분인 1억원이 아니라 정부 지분까지 가져 가는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이 제도는 처음부터 정부 지분까지 가져갈 수 있게 구조를 짰다.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투자를 이끌겠다는 것이 본래 취지다. 정부의 가이드 라인은 지분 40%이하(10억원 기준)다. 그런데 호 대표는 40% 이상을 가져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검찰이 팁스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판단된다.

팁스에 선정된 기업들이 성공했을 때 운용사의 혜택이 지나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역시 잘못이다. 왜냐하면 창업기업 10개 중 9개는 망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망할 경우 그 손해(리스크)는 모두 운용사가 지게 된다. 성공한 케이스만 봐선 안된다.

―다른 나라도 창업 지원을 많이 하는가

▲미국은 엔젤투자자가 30만명에 이른다. 1년이면 22조원이 스타트업에 투자가 된다. 미국은 독특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엔젤투자는 1000억원 밖에 안 된다.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마중물이 필요하다. 실제 미국을 제외한 독일, 이스라엘, 핀란드 등 모든 나라가 창업 지원을 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마중물인 셈이다. 팁스의 정부 지원금도 결코 많지 않다. 최소 10억원은 있어야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다.

―향후 전망은

▲우리경제가 현 상태로 지속하다간 5년 안에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1만개의 벤처 기업을 키워야 한다. 지금 씨앗을 뿌리면 5년, 10년 후에 제 2의 삼성전자, 제2의 현대차가 나올 수 있다. 이 1만개의 벤처기업의 핵심이 바로 팁스다.
지금 157개 기업이 팁스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이 미래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팁스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대표기업들을 만들어야만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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